[수요 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16)

삼우통신공업 김규명 사장

삼우통신공업은 중견 통신장비업체들이 꼽는 벤치마킹 제1호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앞선 기술력, 투명한 경영활동, 튼튼한 재무구조 등 건실한 기업이 갖추어야 할 삼박자를 모두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삼우통신은 정통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유망 정보통신기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삼우통신의 최근 경영실적을 되짚어 보면 이같은 이름값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95년 2백26억원, 96년 4백6억원, 그리고 지난해는 5백50억원 등 매출액 면에서 매년 40∼50%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순이익 면에서도 95년 3억원, 96년 14억원, 97년 46억원 등 2백∼2백50%의 초고속 성장이라는 위업을 이뤄냈다.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를 거머쥔 셈이다.

삼우통신의 고속 성장은 이 회사의 독특한 기업운영 방식에서 유래한다. 삼우통신는 사장이 따로 없다. 김규명 사장이 회사 대표로 돼 있지만 사실상 회사와 관련된 모든 사안은 6인으로 구성된 상임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사장 단독으로 10원 한푼 허술히 쓸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경영이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영업전략부터 투자순위, 급여체계, 인사에 이르기까지 사장 독단이 인정되지 않으며 이사회를 거쳐 모든 것이 결정되고 있다.

특히 상임 이사회에는 회사경영에 필요한 전문가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 벨연구소 및 KAIST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는 물론 공인회계사와 법대 출신의 법률전문가 등이 골고루 회사운영의 결정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사장직은 순환보직 성격이 강하다. 김 사장도 삼우 창립 당시 입사해 부장, 이사를 거쳐 사장까지 올랐으며 3년 기본 임기가 마무리되면 다시 엔지니어로 돌아와 기술개발에 몰두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이같은 자율경영과 투명한 회사운영 때문에 식당 아줌마부터 사장까지 한 가족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회사발전의 원동력은 이같은 철저한 주인의식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반영하듯 삼우가족의 평균 근속연수는 7∼8년에 이르고 있다.

또한 96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였고 우리사주제를 실시해 사원을 실질적인 주인으로 세우는 제도적인 작업도 마무리했다. 이같은 투명한 회사경영에 근거한 높은 근속연수와 주인의식은 곧바로 회사의 경쟁력인 기술력 축적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삼우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분야는 통신망에 필요한 전송장비와 망관리시스템 분야. 주로 대기업이 포진하고 있는 통신장비 시장에서 대기업과 나란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술력 면에서는 결코 대기업들도 무시하지 못할 입지에 올라서 있는 셈이다.

실제로 매년 한국통신의 우수 개발업체로 선정된 삼우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함께 하나로통신의 우선개발 협력업체로 선정돼 또 한번 기술력을 입증했다.

김 사장은 『자율과 투명한 경영을 기반으로 사장과 사원 모두가 하나라는 공감대를 이뤄 주인의식을 가질 때 IMF 이상의 어떤 천재지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강병준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