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전문경영인 부사장 영입, 행정고시 출신 40대 임원의 기조실장 기용 등의 파격 인사를 단행한 한국통신이 6일부터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새 진용을 두고 안팎에서 이런저런 분석이 오가긴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강력한 도전자들에게 위협 받고 있는 한국통신을 소프트랜딩 시켜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통신의 신임 경영진들이 맞닥뜨린 최대 과제는 구조조정이다. 말이 구조조정이지 사실은 비대한 조직의 대대적 축소작업과 이에 따른 인력 감축이다. 당연히 거센 저항과 반발이 뒤따르는 지난한 작업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사장과 기조실장이라는 양대 핵심인물이 모두 한국통신의 현업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차라리 기존 한국통신 인맥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수술 집도를 맡는 것이 훨씬 객관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통신은 거대기업답게(?) 다양한 인맥이 존재해왔다. 이 때문에 인사철만 되면 청탁과 투서가 난무하는 볼성 사나운 모습이 되풀이돼왔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이계철 현사장의 입지가 훨씬 강화된 것으로 알려져 이 사장이 개혁성향의 인물들을 수혈,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한 한국통신의 대수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임 부사장 내정자와 기조실장이 매우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며 한국통신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전략적 사고」에 강한 인물이라는 점도 기대를 갖게 한다. 더욱이 부사장 내정자는 진념 기획예산위원장 등 현정권의 실세그룹인 전주고 출신이며 기조실장은 고시 동기들이 정통부의 중간간부로 두터운 허리층을 형성, 대정부 커뮤니케이션에도 유리한 입장이다.
일을 맡자마자 손에 「피」를 뭍혀야하는 신임 경영진들로서는 「영광」 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그래서 피해가고 싶은 심정을 털어놓기도 하지만 누군가 해야할 개혁이라면 기꺼이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계철 사장을 정점으로 한 이들이 구조조정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한국통신의 「전략적 지향점」을 설정하는데는 인적 자원면에서 절대 열세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중간간부 이상을 과연 개혁주도세력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가가 열쇠이며 후속 국장급 인사 역시 이런 차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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