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산업분야 국내 최대규모 행사인 제12회 한국컴퓨터, 소프트웨어전시회(SEK98)과 제6회 윈도우월드전시회(WWE98)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렸다.
본사가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대만 등 6개국에서 2백11개 사 3천5백여 점의 관련 제품이 출품돼 성황을 이뤘으며 행사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18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들은 전반적으로 「쉽고 재미있는 컴퓨팅」 「인터넷의 대중화」 「<소호(SOHO)시대의 개막」 등 주최측이 설정했던 행사 주제에 충실했던 것으로 나타나 최근 세계 정보기술(IT)분야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기간동안 본사가 특별취재팀을 구성하여 2회(타블로이드판 80쪽) 발행했던 전시회 정보지 <세크월드> 취재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이번 전시회의 의의와 국내 산업에 미친 영향, 발전방향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이번 SEK, WWE은 전 산업이 이른바 「IMF시대」의 직접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 치러졌다. 따라서 그 어느 해보다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우선 이번 전시회가 거둔 가시적 성과라면?
경기침체로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다소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전시회 자체가 IMF시대를 극복하는 대안이나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한 전시회로 평가하고 싶다. 예컨대 기업용 솔루션의 경우 일반기업용 보다는 소호 분야가 상대적인 우세를 보인 것은 좋은 예다. 관람객 규모도 예년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는 주최측도 예상을 못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된다. 대만국가관을 설치한 것 역시 국내 전시회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은 계기였다고 할 수 있다. 또 시스템 업그레이드관이나 국내외 취업 및 전직을 희망하는 전산인을 대상으로 전산 전문인력 DB에 등록해 주는 프로그램은 아주 시의 적절한 기획이었다.
요란한 전자음을 동반하는 이벤트가 많이 줄어든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이는 경기침제 때문이라기 보다는 참가업체들의 한층 성숙된 부스 운영 매너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관람객들도 차분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 같았다.
『이번 전시회가 업계의 거품이 빠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한 한 출품관계자의 말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 동안 업계는 공급자의 소비자의 시각이 일치하지 못한 최첨단이니, 세계 최초니 하는 현시성 제품개발에 치우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회는 우리 환경에 맞는 기술이나 제품의 보급확대 가능성을 확인해준 계기가 됐다.
내용 면에서 이번 전시회는 멀티미디어 기반의 정보기술의 흐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할만 하다.
- 출품작들을 통해 드러난 최근의 기술, 시장 흐름은 어떤 것들이었는가.
부스규모, 출품작, 관람객 성향 등 모든 면에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압도했다. 「인터넷의 대중화」 역시 거론하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였다. 기업용 솔루션 분야에서 윈도NT 기반 제품이 주종을 이뤘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쉽고 재미있는 컴퓨팅」과 「인터넷의 대중화」는 거의 모든 출품작들을 꿰뚫고 있었다. 인터넷 분야의 경우 이제 거의 모든 제품이 인터넷 사용을 전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인터넷의 정착과 다양화가 확인된 전시회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홈페이지 구축등 여전히 인터넷의 초보적인 이용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올해는 지리정보, 쇼핑몰 솔루션 등 응용분야로 구체화된 모습이 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의 홍수 속에서 치러졌던 행사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 등 통신의 대중화는 이번 전시회가 거둔 최고의 성과다. 유니텔, 두루넷, 현대정보기술 등이 출품한 인터넷서비스에 대해 관람객들의 평가 안목이 매우 높아진 것에 놀랐다.
출품작 면면을 보면 신기술보다는 재미있고 쉬운 기능을 사용자들에 알려 제품 활용성을 높이자는 쪽이었다.삼보컴퓨터의 하드디스크착탈식PC 「체인지업」나 삼성전자의 조그다이얼 채택PC 「매직스테이션6000」등은 좋은 예다.기존 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것은 세계 시장흐름이 그렇게 가고 있기 때문이다.
- 관심이 집중됐던 화제작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나모인터랙티브의 워드프로세서형 홈페이지 저작도구 「나모웹에디터」 등이 화제를 모았다. 전자상거래와 교육 분야도 중요한 인터넷 응용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는데 LG소프트의 「트랜잭트」, 인터샵의 「인터샵몰」, 싸이버텍홀딩스의 「웨브로마트」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제품들이다.
전시회 기간중 첫선을 보인 「윈도98」운용체계를 비롯 인터넷과 PC통신에뮬레이터를 통합한 새롬기술의 「새롬데이타맨98」,노트북과 데스크톱PC를 절충한 대우통신의 「디노」 등이 눈길을 끌었다.
대우통신의 휴대형항법시스템 「루트파인더PNA」가 주목을 받았다. LG전자의 VOD 애플리케이션 「네오비스」는 멀티미디어 교육과 관련 ,앞으로 한바탕 바람을 몰아올 것으로 보인다.
대만국가관의 「이름 없는」 컴퓨터 부품, 네트워크장비, 액서서리들이 돋보였다. 정밀한 제작기술을 통해 깔끔하게 만들어진 소형 부품, 장비들은 인상적이었다. 두루넷의 케이블TV망 기반 고속인터넷 서비스도 좋았다..
최근의 통합문서관리시스템(EDMS) 솔루션들은 지식관리시스템(KMS)을 표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인데 이번에 비트컴퓨터, 쓰리소프트, 현대정보기술 등이 출품한 KMS관련 제품이 큰 관심을 모았다.
-정보산업은 벤처기업들과 가장 연관이 많은 분야다. 이번 전시회가 벤처기업의 활성화와 정보산업의 발전 또는 우리 제품의 세계화 등의 차원에서 거둔 성과가 있다면?
벤처기업 육성 차원에서 마련된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관은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그러나 세계화 차원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한 영문 제품안내서를 비치해놓은 부스는 그리 많지 않았다.
관람객중에 대학생층이 많았다는 것은 정보산업분야 벤처창업 열기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대형부스는는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인기를 끈 벤처기업들의 소규모 부스가 더 알찼다는 평가가 있다.
역대 SEK은 한국의 간판제품들이 첫선을 보이는 장으로 명성이 높아왔다. 또 매년 기술과 시장흐름에 대한 이정표 역할도 해왔다. 벤처기업들이 SEK참가를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끝으로 출품작들을 통해 본 올 하반기와 내년이후 정보산업 기술 및 시장 전망은.
앞서 언급한 KMS와 같은 생산성 향상 도구제품들이 많았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한 구조조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올하반기 이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산업의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큰 관심을 보여준 전자상거래, 국가정보화, 교육정보화 분야는 예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자본을 투자한 신제품의 개발보다는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독특한 형태의 출품작들이 많았다. 내년까지도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아이디어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분야, 특히 인터넷 콘텐츠 분야에 정보산업의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기술을 응용하는 큰 줄기는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PC의 멀티미디어 처리 기능 등의 향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멀티미디어화가 대세였던 만큼 이를 지원하는 PC통신과 인터넷의 고속화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참석자=서현진 차장, 장윤옥, 허의원, 김상범, 이일주, 구정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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