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한글사태" 촉각 곤두

PC업체들이 최근 한글과컴퓨터사의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포기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요 PC체 가운데 그동안 「한글」을 자사PC의 기본사양으로 채택해온 대우통신의 경우 「한글」 워드프로세서가 사라질 경우 어떤 워드프로세서를 새로 채택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으며 「MS워드」를 기본 사양으로 채택하는 삼보컴퓨터와 LG IBM은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프로세서 시장독점에 따른 가격인상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훈민정음」 워드프로세서를 기본사양으로 채택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MS워드」 위세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우통신은 그동안 데스크톱PC인 「대우코러스」시리즈와 노트북PC인 「솔로」 시리즈 전 기종에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채택해 PC를 공급하고 있는데 「한글」 개발이 중단될 경우에 기존 제품으로 사업을 지속해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채택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대우통신은 또 새로운 프로그램을 번들로 채택할 경우 「MS워드」와 국산 워드로프세서인 「훈민정음」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도 고민중이다.

대우통신은 특히 현재 재고PC의 번들로 들어가 있는 「한글」에 대해 이미 한글과 컴퓨터사에 가격을 지불했는데 이에 대한 한글과 컴퓨터사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어 더욱 난감해하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 역시 「한글」을 자사PC의 번들 제품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한글」 개발중단으로 재고PC 처리와 앞으로 어떤 워드프로세서를 장착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LG IBM 등 PC의 워드프로세서로 「MS워드」를 장착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앞으로 「MS워드」 독주체제가 이어지면서 자칫 PC 가격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워드프로세서 가격인상은 곧 이 제품을 장착해 판매하는 PC의 제조원가 인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C업체들은 그동안 국내 워드프로프로세서 시장이 한글과컴퓨터사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양분하면서 적절한 견제를 이뤄 워드프로세서의 가격인상이 억제돼 왔으나 앞으로 「MS워드」 독주체제로 바뀔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가격인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PC에 자체 개발한 「훈민정음」을 탑재하고 있어 당장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MS워드가 국내시장을 독점할 경우 상대적으로 「훈민정음」을 탑재한 자사PC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 「한글」을 번들로 제공해온 조립PC업체들은 앞으로 「MS워드」의 독주체제가 온다면 이는 곧 「MS워드」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고 PC 가격인상을 초래해 수요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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