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한국시간) 혜성 「울프 비더만」이 인류멸망을 위협한 지 2개월이 다 돼가는 오는 7월 3일 더 큰 규모의 혜성 「글로벌 킬러」가 지구를 향해 시속 2만2천마일의 속도로 돌진해오고 있다.
이는 전세계와 한국에서 개봉되거나 소개될 영화속 상황이다. 지난 5월 개봉한 드림웍스와 파라마운트의 7천8백만달러짜리 영화 「딥 임펙트」에 등장한 혜성 「울프 비더만」이 가공할 전율을 전한데 이어 월트디즈니의 1억4천만달러짜리 영화 「아마겟돈」에 또 다른 혜성 「글로벌 킬러」가 등장, 더 큰 공포를 몰아오고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상의 혜성 「울프 비더만」은 직경 7마일로 미국 뉴욕시만한 크기에 무게가 5천억톤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구충돌 1년전에 발견돼 인류존속을 위한 준비가 가능했다. 핵폭발기술로 혜성을 7대 3의 비율로 두 쪽을 냈고 작은 것만 지구에 떨어졌다.
그러나 혜성 「글로벌 킬러」는 크기가 텍사스주만하다. 이름 그대로 인류의 씨를 말릴 규모다. 약 6천5백만년전 직경 9.6㎞의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져 핵폭탄 1만개가 동시 폭발하는 충격을 주고 1조톤의 먼지와 암석이 대기를 뒤덮은 나머지 지구의 생명체 40%가 사라졌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을 상기하면 「글로벌 킬러」의 힘과 규모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혜성의 크기나 제작투자비가 다른 만큼이나 두 영화의 외형에는 큰 차이가 있다. 브루스 윌리스를 비롯해 벤 에플렉, 스티브 부세미, 리브 타일러, 빌리 밥 손튼 등 출연배우들의 면모와 약 5천만달러가 투자된 3D 특수효과 등에서 「아마겟돈」의 우월성이 엿보인다.
그러나 흥행성적은 두 영화의 외형적 규모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국내외 영화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는 『두 영화의 내용이 비슷할 경우에는 먼저 개봉한 영화의 영향으로 후속작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전례에서 비롯되고 있다.
「딥 임펙트」는 이달 14일까지 미국에서만 1억2천8백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고 한국에서도 서울 62만명, 전국 1백20만명의 관객을 유인했다. 영화사는 전세계적으로 4억달러에 육박하는 흥행수익을 기대할 정도다. 거대한 해일이 뉴욕 맨해튼을 휩쓰는 장면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마겟돈」보다 발빠르게 개봉하는 전략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겟돈」이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에는 닮은 꼴 영화 「딥 임펙트」외에도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고질라」라는 거대한 괴물이 있다.
현재 「고질라」의 인기가 다소 주춤하는 경향이지만 지난 14일까지 미국(5월 8일 개봉)에서만 1억2천3백만달러를 벌어들였고, 한국에서도 오는 27일 「아마겟돈」에 앞서 개봉될 예정이다. 「고질라」에 대한 「아마겟돈」의 경쟁의식은 강아지가 고질라 인형을 물어뜯는 영화속 장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X파일」극장판(20세기 폭스) 「리셀웨폰4」(워너브러더스) 등 한국관객들의 입맛에 잘 들어맞을 만한 여름영화들의 장벽을 뚫고 「아마겟돈」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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