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저장장치] 2위권 업체들 "대약진"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맥스터, 삼성전자, 후지쯔 등 2위권 업체들의 분전이 최근 HDD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맥스터를 한국투자회사(현대전자의 자회사)로 봤을 때 모두 아시아계 업체들로 분류되는 세 회사는 미국 시게이트, 퀀텀, 웨스턴디지털 등 이른바 HDD 3대 회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틈을 타 약진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는 HDD업계의 3강이 올 1,4분기 기록했던 매출, 수익률과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6년 세계 HDD시장의 27%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켰던 시게이트는 98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1,4분기 16억8천만달러의 매출을 거뒀지만 1억2천9백만달러의 손실로 개당 53센트 손해를 보는 부진을 보였다. 시게이트의 부진요인으로는 경쟁관계에 있던 코너사 인수가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합병 2년여가 지난 최근까지도 이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1,4분기 총 5백20만대를 생산해 8억3천1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4천5백만달러의 손실을 보아 개당 51센트의 손해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은 HDD에 관한 다수의 특허와 개발력을 갖고 있는데도 영업실적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강 가운데 영업실적이 가장 좋았던 퀀텀도 97회계연도 4,4분기에 6백50만대를 생산해 12억9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수익은 2백70만달러를 거두었다. 이는 퀀텀의 최근 몇년 동안의 영업실적에 비교해볼 때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따라서 이들 주요 3사는 재고누적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연말부터 생산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으며 감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올연말이 돼야 극심한 불황은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위권 업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벌이고 있는 맥스터는 지난 97년 4, 4분기에 2천3백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스터는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감소와 생산량 감산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3사와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맥스터는 이들과 생산량면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과감한 성과급제도와 능력있는 임원진 영입으로 주요업계 진입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쯔도 하드 디스크 분야에서 약 1조원의 순이익(한화 기준)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후지쯔는 시장에 출시하는 전제품을 5천4백rpm과 7천5백rpm급으로 공급하고 과감한 가격정책을 시행함은 물론, 재고관리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HDD분야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해를 세계시장 공략의 전기로 삼으려는 삼성전자 역시 지난 분기 환율상승에 따라 흑자체제에 진입하고 있으며 최근 맥스터에 이어 디스크 한장당 3.2GB급 대용량 HDD를 출시하는 등 주요 3사의 혼란을 틈타 세계 6위의 HDD 제조사로 올라섰다.

2위권 3사는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으며 유통과 재고관리 안배에 조화를 이루면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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