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월드컵 마케팅 추가보험 "고민"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팀이 멕시코전에서 패해 월드컵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16강 진출을 전제로 「제품 하나 더주기」 등 월드컵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가전, 오디오 업계가 성공적인 제품판매에도 불구하고 추가보험료 지불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를 시작으로 각사가 지난 10일까지 15~20일 동안 진행해온 TV 한대 더주기, VCR 더주기, 홈 시어터 꾸며주기 등 다양한 판촉행사를 벌여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대 이상의 제품판매 실적을 올렸다.

따라서 가전, 오디오 업체들은 보험사와 계약에 따라 제품판매 초과분에 대한 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데 지난 14일 새벽에 열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지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추가 보험계약 체결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16강 진출시 25인치 이상 TV 구매자에게 20인치 컬러TV를 한 대 더주기로 한 LG전자의 경우 지난 10일까지 보험사와 계약대수 2만대보다 1만2천대를 더 판매하는 성공적인 판매실적을 거뒀다. 따라서 1만2천대분 만큼의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내야 하는데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 때문에 추가계약을 망설이고 있다.

이 회사는 2만대를 대당 약 1만5천원에 계약, 3억2천여만원을 보험회사에 냈는데 추가로 보험계약을 맺을 경우 1억원 이상 보험료가 더 들어가지만 16강 진출이 좌절되면 보험료만 날린다는 점을 들어 현재 보험회사와 계약단가를 낮추기 위한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계약을 전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추가계약을 포기하고 16강 진출시 위험부담을 떠안는 방안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에어컨 구매자에게 25인치 TV, 25인치 TV구매자에게는 VCR를 한대 더주기로 한 한국신용유통은 판촉기간에 에어컨은 판매가 계약대수인 2천5백대선, TV는 계약대수인 8천대보다 5천대 더 많은 1만3천여대를 판매했다.

따라서 1억원 정도를 더 들여 TV 5천대에 대한 추가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팀이 멕시코에 져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워지자 사내에서는 추가계약을 하지 말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경쟁업체들의 추가계약 실태를 봐가면서 최종결정을 하기로 했다.

특정 오디오 구매시 29인치 TV를 한대 더주기로 한 해태전자는 보험회사와 계약대수 2천대의 두배인 4천대를 판매했다. 따라서 대당 4만원씩 총 8천만원의 추가보험 부담을 안게 되자 보험회사와 보험료 인하를 위한 실무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이미 보험계약회사인 삼성화재보험과 초과분에 대한 추가보험계약을 맺었으며 아남전자는 계약대수인 1천3백대선에서 판매가 이뤄져 추가계약이 필요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팀이 16강 진출을 전제로 낸 보험료는 16강 진출이 좌절될 경우 반환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그러나 보험을 들지 않은 상태에서 만에 하나 16강에 들게 되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추가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