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로그는 제품 명성에 비해 회사 지명도, 비전 등이 고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입니다. 저는 자일로그의 변화하는 모습을 한국고객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자일로그는 8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대명사인 「Z80」패밀리를 설계, 생산해온 업체다.
Z80패밀리는 모든 전자학도가 가장 먼저 접해보는 마이크로프로세서로 공학도에게는 「바이블」로까지 여겨지고 있으나 Z80을 제조하는 업체가 자일로그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자일로그는 지난 2월 미국의 한 민간투자회사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에 인수된 이후 약 4개월간에 걸쳐 회사의 비전을 재정립하고 마케팅 전략을 새로이 구상하는 등 회사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다.
그 일선에서 총지휘를 맡은 신임사장겸 최고경영자(CEO)인 커티스 크로포드씨는 『「새로운 자일로그(The New Zilog)」라는 모토로 구조조정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내용에는 사옥이전, 사내 관리구조 및 통신 시스템의 전면 대설계, 새로운 기업정체성(CI) 확립, 전사적 차원의 고객 서비스 지원체제 구축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일로그의 장점은 Z80패밀리를 필두로하는 탄탄한 제품기반에 있다. 자일로그의 지난해 매출액은 2억6천만달러. 총직원도 1천7백명선에 지나지 않은 중소규모의 반도체 업체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일로그에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크로포드씨의 설명이다.
『우선 마이크로컨트롤러 1위 업체인 모토롤러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을 거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같은 덩치로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 제품군에 주력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다른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칩은 대리점을 통한 영업이 주류입니다.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부분은 단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 일본업체들은 자체 계열사 물량이 많아 고객서비스가 약하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경쟁업체들의 이같은 약점들이 자일로그가 강화하는 마케팅전략입니다.』
그는 또 『최근의 반도체 산업은 규모의 경제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자일로그는 연간 30%가 넘는 고성장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한편 해외업체들과 전략적인 제휴나 FAB시설공유 등을 통해 사업기반을 확대하는 작업도 병행해 나갈 계획입니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나 시스템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일로그의 목표는 CPU시장에서 인텔제품이 표준으로 인식되듯이 임베디드 분야에서는 자일로그 제품이 표준으로 자리잡는 것』이라며 『향후 5년내 자일로그의 매출액을 4배가까이 늘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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