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해째를 맞는 한국컴퓨터, 소프트웨어전시회(SEK98)과 윈도우월드전시회(WWE98)에서는 예년에 볼수 없었던 별난 대형 부스(70부스) 하나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묶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규모 컴퓨터 시스템 유지보스 업체인 서비스뱅크의 「시스템업그레이드관」이 바로 그 곳이다.
이곳에는 24일 개막일부터 27일 폐막일까지 나흘간 SEK98/WWE98을 찾는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직접 시스템의 무료 수리와 점검, 그리고 실비 수준의 시스템업그레이드서비스를 실시한다. 부스 운영자인 서비스뱅크 측은 전시회 기간동안 70여명의 전문인력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시스템업그레이드관의 설치는 기존 정보산업 분야의 일반적인 전시회 개념을 뛰어넘는다는 것이지만 최근의 국내외 컴퓨터사용자(또는 컴퓨터소비스자)의 성향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것은 못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같은 유형의 부스들이 이제서야 등장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은 것이다.
지금까지 컴퓨터 소비자들이 PC를 구입할 때 우선 따져보는 것이 바로 성능과 용량에 대한 조건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몇 MHz이고 기억용량은 몇 MB이며, 또 하드디스크는 몇 GB인가 하는 내용이다. 이런 조건에 따라 PC구입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애프터서비스(A/S)나 시스템업그레이드 등 사후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이 강화되면서부터는 PC 선택 기준도 점차 판매회사의 서비스 질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PC통신에 게재된 소비자 불만사항 대부분이 판매회사들의 부실한 A/S로 몰리고 있는 것은 이를 단적으로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PC를 사용자가 어떻게 가꾸고(시스템업그레이드)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점차 인식하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도 하다. 고장난 PC를 수리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일정시간이 지난 후 이를 멀티미디어시스템으로 향상시켜주는 등 업그레이드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업그레이드관의 부스 운영도 바로 여기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서비스뱅크 측은 특히 2∼3년전에 구입한 일반 PC를 화려한 멀티미디어시스템으로 향상시켜 달라는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예측은 IMF한파로 가계지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도 원하는 시스템환경을 구축하려는 컴퓨터사용자들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할수 있다.
이번에 시스템업그레이드관에서 고장수리와 시스템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 기종은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대우통신, 현대전자, 세진컴퓨터랜드를 포함함 국내 업체를 비롯해 컴팩, 후지쯔, 휴렛팩커드 등 외국계 회사가 공급해온 전 모델이다. 나흘간 부스에 상주하게 될 70여명의 서비스맨들은 방문객의 PC를 세밀히 점검한 다음 필요한 부품을 알려주며 방문객은 본부스인 시스템업그레이드관 또는 별도로 마련된 부품판매 코너에서 해당 부품을 구입해오면 된다. 서비스비용은 물론 들지 않는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서비스를 원하는 관람객들이 한국종합전시장내 부스까기 자신의 PC나 주변기기를 직접 들고와야 한다는 점이다.
서비스뱅크측은 그러나 이같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PC를 끊임없이 개조하고픈 컴퓨터 매니아들, 고성능 멀티미디어 PC를 계속 사달라고 조르는 초등학생의 부모들, 예산에 맞춰 성능이 약간 떨어지는 PC를 구입한 것을 후회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이번 시스템업그레이드관 서비스가 매우 뜻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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