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층인쇄회로기판(MLB)용 원판 시장구도가 대변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고 있다. 두산전자, 코오롱전자, 일본 히다찌 등 3대 메이저가 정립, 주도해온 국내 MLB시장 구도는 최근들어 일본 엔화가 급강직하로 돌아서면서 변화의 징후가 뚜렷하다.
더욱이 국내 원판업체 간의 인수, 합병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LG화학이라는 대기업이 신규 진출하는가 하면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외국 원판 업체들까지 가세 거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MLB용 원판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고 있다.
현재 내수시장에 MLB용 원판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두산전자, 코오롱전자, 한국카본, LG전자 등 국내 4개와 히다찌, 마쓰시다, 넬코, 이졸라, 폴리클레드, 시그널얼라이드, 제너럴일렉트릭 등 외국 7개를 포함, 모두 11개에 달하고 있다.
올초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전자, 코오롱전자, 히다찌 등 3개사가 시장을 거의 주도해 왔으나 최근들어 엔화 약세를 틈타, 마쓰시다가 한국시장에서 저변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마쓰시다는 이미 기존 국내 주요 PCB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기 위해 공급가를 대폭 인하하겠다는 제의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국내 MLB용 원판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히다찌도 최근들어 초박판 원판류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게 PCB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엔화 약세를 등에 엎고 일본계 원판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환율 문제로 다소 주춤하던 미국과 유럽계 원판업체들도 최근들어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자 국내 공급 루트 전열을 재정비, 실지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전자와 결별한 시그널얼라이드는 최근 국내 대리점을 개설하고 박판 원판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으며 폴리클레드도 최근 국내 대리점을 바꿔 대대적인 판매 공세를 벌이고 있다.
또 이졸라와 넬코 등도 최근들어 무선통신기기, 네트워크장비, 하드디스크 분야에서 자사 원판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 주요 PCB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제너럴일렉트릭도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서둘러 대리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외국계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전자와 코오롱전자는 그룹 사업구조조정 차원에서 빅딜을 추진하고 있고 새로 이 시장에 진입한 LG화학은 조만간 양산체제를 구축, 대규모 물량을 쏟아낼 채비를 갖추고 있어 하반기들어서는 국내 MLB용 원판 공급 경쟁은 예측을 불허하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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