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낯선 사람과 춤을」,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등을 통해 소개된 마이클 뉴웰 감독의 97년 작품. 그 동안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마피아 영화들이 대부분 영화적 미학이라는 이름 하에 피와 총성으로 포장된 것들이었다면 이 영화는 70년대 후반 마피아의 세계가 솔직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져 있다.
기존 일반적인 갱스터 영화의 화려한 액션을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러나 마피아의 세계에 몸담고 일생을 보낸 한 늙은 남자의 이야기가 더욱 생생한 리얼리티를 제공한다. 이는 물론 실제 있었던 이야기에 바탕을 둔 영화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마이클 뉴웰은 영국인으로서 할리우드의 배우들과 함께 가장 정직한 미국 갱스터 무비를 만든 셈이다.
「도니 브래스코」란 정보 수집을 위해 6년간이나 마피아의 세계에 잠입해서 생활했던 FBI 요원 조 피스톤의 가명이다. 미국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1978년. 조 피스톤(조니 뎁 분)은 마피아의 정보수집을 위해 도니 브레스코란 이름의 장물 브로커로 위장,보나노 패밀리의 일원인 레프티 루지에로(알 파치노 분)에게 접근한다. 레프티는 중간 보스인 소니 블랙(마이클 매드슨 분)과 일하는 중년의 마피아. 그에겐 마약에 빠져 사는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 화려했던 과거 마피아 시절의 추억과 늘어가는 빚이 전 재산이다. 레프티는 망나니 아들과는 다른 도니의 패기와 젊음에 반하고, 그를 조직의 일원으로 키워주겠다고 약속하며 지극한 애정과 신뢰를 쏟는다.
도니는 레프티의 보살핌으로 마피아의 중심부에 한 발짝 다가서지만 그만큼 더 큰 불안이 그를 감싼다. 아내와 세 딸의 가장이기도 한 도니에게 아내는 점점 불만을 토로하며 멀어져 가고, 도니의 신분이 밝혀질 경우 레프티의 목숨 또한 사라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보나노 패밀리의 보스자리를 두고 권력싸움이 벌어지고 새로운 보스로 소니 블랙이 등장한다. 소니 블랙은 늙은 레프티를 제치고 도니에게 신임을 보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도니는 마피아의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FBI는 도니에게 점점 더 위험이 닥쳐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그를 빼내려 하지만 도니는 레프티와의 우정 때문에 점점 더 마피아의 세계에 빠져든다.
「여인의 향기」 이후 알 파치노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마이클 뉴웰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폴 아타나시오의 각본은 마피아의 비정함과 한 늙은 마피아의 인생말로를 마치 한편의 멜러 드라마를 보듯 진한 감동으로 그려낸다.
<엄용주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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