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임 전문전시회 "E3" 결산

앞으로 비디오 게임기와 PC게임간의 영역구분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온라인 게임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이 같은 하드웨어 영역 구분의 붕괴는 세계 유명 게임업체간 전략적 제휴관계 확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미국 현지시간) 3일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조지아월드콩그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게임 전문전시회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는 전세계 4백여 가정용 비디오 게임 및 PC게임 업체가 1천6백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인 가운데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게임들의 특징은 우선 게임들이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 3D엔진과 그래픽을 통한 3차원 세계를 실시간으로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E3기간 중 인터랙티브예술과학협회(AIAS: Academy of Interactive Arts & Sciences)가 선정 발표한 우수 게임 SW인 「골든아이 007」, 「파이널판타지 7」, 「퀘이커」, 「블레이드 런너」 등은 캐릭터의 움직임이 애니메이션과 같이 부드럽고 3D그랙픽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 관램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술적인 발전은 현재의 컴퓨터 프로그램과 그래픽기술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구현한 상태라 앞으로 게임 흥행의 성공요소는 기술분야가 아닌 다양한 소재 발굴에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비디오 게임으로만 출시됐던 게임의 상당수가 PC용으로 출시돼 비디오 게임과 PC게임간의 독자적인 영역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E3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롤플레잉 게임의 대명사인 비디오 게임 「파이널판타지」 7편이 개발사인 일본 스퀘어사와 PC게임 전문업체인 영국 아이도스사간의 전략적 제휴로 이번 전시회에 PC용으로 출시됐으며 EA사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권투게임 「넉아웃 킹스(Knockout Kings) 99」는 플레이스테이션용과 PC용으로 각각 출시됐다.

특히 닌텐도, 소니, 세가 등 3대 비디오 게임기업체들이 PC게임업체들과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상당수의 비디오 게임이 PC용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비디오 게임의 PC로의 이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비디오 게임시장의 성장한계를 PC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외국업체들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디오 게임기 분야에서는 닌텐도, 소니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세가사가 E3를 통해 선보인 「드림캐스트」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드림캐스트는 NEC, 야마하, 히다치 등의 비디오로직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CE를 탑재하고 있고 멀티플레이 기능과 온라인 게임을 위한 표준화된 네트워킹시스템을 포함하고 있어 차세대 게임기로 평가받았다.

세가는 드림캐스트에 E메일 등을 포함한 인터넷 기능을 탑재해 온라인 게임이 가능케 할 계획이며 자회사인 세가소프트는 물론 이미 어클레임, GT인터랙티브, 인터플레이, 마이크로프로즈사 등 유명 PC 게임업체들과 협력관계를 체결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임업체들은 드림캐스트가 본격 출시될 경우 게임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EA사등 유명 PC 게임업체들이 앞으로 출시될 게임에 온라인 게임 기능을 탑재해 출시할 예정이어서 온라인 게임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시회 첫 날 개최된 키노트 패널토론에는 유명 게임업체 경영진들이 참석해 향후 게임산업의 발전방향과 함께 온라인 게임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벌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피트 히긴스 부사장, 미국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카주오 히라이 부사장 등은 앞으로 온라인 게임시장이 차세대 게임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 소재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E3를 통해 드러난 특징이다.

어린이 완구로 유명한 레고가 「레고미디어」라는 자회사를 설립, 기존 레고블럭을 3차원 PC게임으로 제작한 「레고크리에이터(LEGO Creator)」를 비롯, 「레고체스(LEGO Chess)」, 「레고로코(LEGO Loco)」 등 3종을 선보였으며 디즈니가 기존 영화 캐릭터를 소재로 「Mulan Animated StoryBook」, 「Disney s Reading Quest With Aladdin」 등 다양한 게임을 출시해 어린이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밖에 워너브라더스사가 트위티, 실베스타, 벅스버니 등 영화 주인공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선보였으며 AIAS상을 휩쓴 레어사의 「골든아이 007」도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PC 게임분야에서는 유명 게임업체인 액티비젼, 웨스트우드, 어클레임, EA, 아이도스, 블리자드 등 기존 유명 게임업체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Combat Flight Stimulator」, 「Age of Empires II」 등 11종의 새로운 게임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으며 「게이밍존」에 이어 온라인게임 서비스인 「Ultra Corps」를 개발중이라고 발표, 온라인 게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VM연구소는 영화와 같은 화질을 게임 등에 구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 X」기술을 선보이고 모토롤러, 톰슨, 도시바 등 반도체 및 가전업체와 액티비젼, 하스브로, 사이그노시스 등 게임업체들과 라이센싱 계약 및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DVD플레이어 등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전시회에 참관한 국내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E3를 통해 볼 때 향후 게임시장은 3차원 엔진 및 그래픽을 활용한 3D게임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온라인 게임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확대를 위한 비디오 및 PC게임 업체간 전략적 제휴관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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