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IMF형 가전에 속탄다

가전업계가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 생산하고 있는 이른바 IMF형 가전탓에 관련 부품업체들이 물량감소 및 단가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가전3사를 비롯한 가전업계가 기능을 대폭 축소한 가전제품 출시를 늘리면서 콘덴서, 센서 등 전자부품업체들이 물량감소 및 저가제품 공급으로 인한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본기능만을 채택한 가전제품들이 주종을 이루면서 센서의 경우에는 아예 채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콘덴서 등 기본부품조차도 용량이 작은 제품으로 전환되는 실정이다.

냉장고의 경우 지난해까지 4백ℓ 이상 제품은 전량 전자식 제품이 생산됐고 일부 3백ℓ급 제품도 전자식 방식을 채택, 온도센서가 필수부품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모델들은 4백60ℓ급 제품까지도 기계식 제품이 출하되면서 전자식 제품의 비중이 대폭 감소됐다. 이에 더해 5백ℓ 이상 제품은 내수 물량이 대폭 감소돼 냉장고용 온도센서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공급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냉장고에 채택되는 AC필름 콘덴서의 경우 기존에는 20μF(파라드)급 제품이 주종이었으나 최근에는 기존 용량의 4분의 1수준인 5μF제품으로 대체되고 있어 필름콘덴서업계가 저가제품 채택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습도센서의 경우 가습기가 전체 공급량의 90%를 차지하는 시장이었으나 최근 가전업체들이 주력 생산하고 있는 수출물량의 경우 전자식제품이 아닌 저가의 기계식 제품으로 대거 대체되고 있어 공급이 대폭 줄어들었다. 또한 습도센서를 채택, 습도조절 기능을 갖춘 에어컨의 생산도 거의 중단된 상태다.

전자모기향 매트용 발열체 업체들의 경우 모기향 기능을 갖춘 선풍기가 가전업체들의 주력제품에서 제외되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지난해 재고물량으로 구색을 갖추는 경우가 많아 구매자체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전체공급 물량감소와 함께 저가제품이 가전시장의 주종을 이루면서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도 않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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