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가전 양판점 등 유통업계에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가전제품 경매행사가 확산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방필, 롯데, LG 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이 IMF체제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를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경매로 판매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 백화점에서는 경매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전 양판점 전자랜드21도 지난해부터 단편적으로 시행해온 가전제품 경매제도를 집객이벤트로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터미널전자쇼핑, 나진상가, 선인상가 같은 대형 전자상가에서도 경매제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들 유통업체들이 경매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소비자들끼리의 자율경쟁을 통해 구매의욕을 높이고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집객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전제품을 경매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생필품화되고 있는 가전제품이 의류나 다른 공산품에 비해 가격대비 판촉 효과가 높기 때문인데 최초 경매가격이 대부분 소비자가격의 30∼40%선으로 매우 싸고 실제 낙찰되는 가격은 권장소비자가격의 60∼70% 수준이어서 알뜰고객 사이에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경방필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동안 LG전자 에어컨 경매행사를 벌였는데 최초 경매가격을 소비자가격의 50%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 백화점의 경매행사에는 1백여명 이상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으며 모여든 고객으로 인해 일반 매장의 부가적인 판매효과도 크게 올렸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기여도는 적은 편이지만 집객효과는 타 행사보다 우수한 편』이라고 밝히고 『시너지효과를 위해 주말마다 다른 행사와 함께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며 그동안 VCR 등 가전제품에 한정했지만 앞으로는 생활용품에 대해서도 경매를 실시하는 등 대상품목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 LG 백화점도 지난달 세일기간에 AV와 일부 가전제품 경매를 실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가전매장 관계자는 『주로 AV부문에 대해 경매행사를 기획했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매출이 상당폭 상승세를 보일 정도로 고객집객 효과는 높았다』고 밝혔다. 또 롯데백화점 가전부문 관계자도 『지난달 경매를 해보니 매출기여도는 기대했던 것보다 낮았지만 고객집객력이 뛰어나 앞으로 이벤트로 경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부터 경매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한 전자랜드는 올들어 3월말 인천점 개점행사와 함께 전자제품 경매행사를 실시했으며 지난달 3일과 5일에도 냉장고, 에어컨, 컬러TV, 오디오, 컴퓨터 등 각종 전자제품을 경매로 판매했다. 전자랜드는 앞으로 신규 매장 오픈이나 정기 세일 행사에 이 경매제도를 주요 프로그램으로 도입해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하,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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