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재미있고 신기한 과학이야기 (13);과학적 예언의 위험

『여기 있는 두 조각의 물질을 그냥 부딪치기만 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따로 떼어놓으면 안전해요.』

1백년 전의 과학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것이다. 진지하게 얘기를 듣는 사람도 「그건 과학이 아니라 마술이오」라는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엔 고교생 정도의 과학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자폭탄 이야기라는 것을 안다. 이 도깨비같은 물질은 우라늄 235를 말하는 것이다.

과학 기술은 매순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놀라운 발견과 발명이 소개될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그런데 저명한 과학자일수록 의외로 과학 기술의 예측에 보수적이고 닫힌 시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기관차나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학자들은 「시속 30Km만 넘어가면 사람은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질식하고 말 것이다」라고 엄숙하게 선언했다. 또 20세기 초반까지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는 결코 하늘을 날 수 없다」고 확신에 차서 얘기하고 있었다. 「비행기」를 발명하려는 「바보같은 사람들」을 비웃으며 하는 말들이었다.

당시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였던 사이먼 뉴컴은 대표적인 비행기 불가론자였는데, 그의 생각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트 형제가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그러자 뉴컴은 「비행사 한 명 정도 무게 이상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후퇴했다.

우주 여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꽉 막힌 과학자들이 있었다. 1950년대 중반에 영국 왕립 천문대장을 맡게 된 리처드 울리 박사는 「우주여행이란 허튼소리」라고 코웃음을 쳤던 인물인데, 바로 그 다음 해에 소련에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학자들의 오류는 그들이 나름대로 정연한 논리를 가지고 「불가능」을 역설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그들은 상상력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의 논리」도 틀린 것이었다. 그러나 저명한 과학자들의 견해는 일반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창의성 있는 천재들을 좌절하게 하는 것이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SF작가 아서 클라크는 이처럼 「예언의 위험」에 대해 논하면서 스스로 정리한 몇 가지 법칙을 내놓았다. 그 첫번째는 다음과 같다.

『저명한, 그리고 나이가 지긋한 과학자가 어떤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면 그건 거의 옳다. 그러나 그가 어떤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면 그것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클라크는 또한 이런 말도 했다. 『아주 발달된 과학기술은 마술과 구별이 안 된다.』

위에 언급한 이야기들의 교훈은 간단하다. 과학기술의 연구, 개발에 종사하는 사람은 어떠한 선입감이나 편견도 갖지않아야 할 것이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예술과 마찬가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박상준 과학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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