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한국문화진흥 김용찬 사장

『일본에 가면 작은 과자점이나 동네 정육점에서도 상품권을 판매합니다. 말그대로 쿠퐁의 천국이죠. 우리나라도 문화상품권을 계기로 젊은층에서 쿠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김용찬 한국문화진흥 사장은 도서상품권과 중소기업상품권에 이어 지난 3월 선보인 문화상품권이 올해 안에 50만장 정도 유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관련 27개 단체와 컨소시엄 문화상품권은 영화나 공연티켓뿐 아니라 CD도 살 수 있고 비디오대여점에 가서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5천원짜리 소액상품권.

몇년 전부터 영화 및 비디오업계를 중심으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정부의 까다로운 인가절차와 운영주체 선정을 둘러싼 이견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발권을 맡게 된 한국문화진흥은 전국극장협회, 비디오유통업협회, 음반협회, 연극협회 등 27개 관련단체 및 문화재단이 참가한 컨소시엄형 주식회사.

김 사장은 한국문화진흥의 설립과정이나 문화상품권을 내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폭넓은 친분관계 큰 도움 『백화점이나 제화업계에서 내놓는 자사발행형 상품권은 정부에 신고만 하면 쉽게 허가가 나죠. 그렇지만 문화상품권처럼 쓰이는 곳과 발행처가 다른 제3자형은 문제가 전혀 다릅니다. 발권만 해놓고 상환능력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빚게 되지 않겠습니까. 자본금 10억원을 만드는 것도 어려웠지만 연예인협회부터 무용협회까지 수많은 단체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진땀이 다 났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누구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인가를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었으니까요.』

문화상품권이 나오기까지 김용찬 사장의 인맥도 한 몫을 했다.

김 사장은 지난 93년부터 비디오업체 스타맥스 사장을 거쳐 삼성영상사업단 고문 겸 비디오제작사협의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문화산업계 인사들과 두루 친분관계를 맺었기 때문.

또한 스타맥스 사장시절 「프렌치 키스」 「마스크」 「중경삼림」 「데드맨 워킹」 「유주얼 서스펙트」 「마스크」 등의 해외판권을 구입해 히트시키면서 보여준 타고난 흥행감각도 어느 정도 모험이라고 볼 수 있는 문화상품권에 대한 업계의 투자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

현재 문화상품권은 타워레코드, 신나라레코드 등 대형 음반점과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의 유명 서점(도서 구입은 제외), 피카디리극장, 명보극장, 코아아트홀, 키네마극장 등의 개봉관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디오숍 사장들에게는 신작타이틀 구매시 상품권으로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 앞으로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발권형태도 지금의 5천원권에서 앞으로 1만원권, 2만원권, 5만원권 등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0년간 50억 기금 조성" 『아직 초창기입니다만 보험가입시 판촉물 등 영업용으로 호응이 높고 선물용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극장가를 비롯한 음반시장이 수요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문화상품권 발행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 사장은 90년대 초 도서업계가 도서상품권의 발행으로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났듯이 영상문화예술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10년간 50억원의 문화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는 말로 문화상품권 정착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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