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자의료기기 "잘 팔린다"

국산 전자의료기기의 대학 및 종합병원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이후 거의 전량 외산 전자의료기기를 사용하던 대학 및 종합병원이 국산 전자의료기기의 채용을 확대하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져 왔던 전자의료기기 제조업체의 대학 및 종합병원 시장 진입이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일부 병원과 품목의 경우 외산 일변도이던 전자의료기기를 전량 국산으로 대체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최근들어 국산 제품의 데모를 요청하는 병원이 급증, 국산 전자의료기기의 대학 및 종합병원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대학 및 종합병원의 국산 전자의료기기 사용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산 제품의 가격이 급등한 데다 병원측이 경영수지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에서 별 차이가 없는 국산 제품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IMF 관리체제 이전만 해도 의사들의 외산 선호도가 높아 대다수 제조업체가 대학 및 종합병원 영업을 포기했으나 최근 전담 영업팀을 구성하고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데다 국산 제품의 품질 급상승과 신속한 애프터서비스도 이들 병원이 국산으로 눈을 돌리는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메디슨은 올 초 정예 영업인력 3명으로 구성된 병원영업팀을 신설하고 서울과 수도권 60여개 대학병원을 집중 공략, 서울대병원, 중앙대병원, 이대동대문병원 등 다수의 대학병원에 3D 초음파 영상진단기를 납품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신축 및 증축하는 대학 및 종합병원의 초음파 영상진단기 수요 중 90% 이상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4분기 이후 대학 및 종합병원의 데모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병원 영업팀의 인원을 늘리는 한편 6회에 걸쳐 전국 1백여 3D 초음파 영상진단기 유저를 대상으로 4D 제품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1천49리터와 1천73리터급 고압 증기멸균기를 독자 개발한 한신메디칼은 원광대병원, 안동의료원, 홍익병원 등 전국 16개 종합병원에 이 제품을 납품한 데 이어 최근 서울대병원 공개입찰에서 이들 모델 2대를 포함, 총 9대의 멸균소독기가 낙찰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자사의 동급 모델 가격이 외산보다 월등히 싸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번 서울대병원 납품을 계기로 전국 대학 및 종합병원 수주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엑스선기계는 그동안 납품실적이 없었던 인천 중앙길병원과 성모자애병원 건강진단센터에 흉부촬영용 집단검진장치를 납품한 데 이어 다수의 대학 및 종합병원과 상담을 진행하는 등 하반기에는 대학 및 종합병원 시장에 다수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중외메디칼, 삼성GE의료기기, 일동메디텍 등 거의 모든 전자의료기기 제조업체들도 대학 및 종합병원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 입장에서 볼 때 국산 의료기기 사용 확대 추세는 IMF로 인한 부득이한 측면도 있다』며 『IMF 관리체제를 벗어나더라도 국산을 계속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고객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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