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40배속 CD롬 드라이브 등장

종전과는 다른 신호재생 방식을 채용해 최고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실현한 CD롬 드라이브가 등장해 관련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음향기기 전문업체인 켄우드가 미국의 ZEN(젠) 리서치와 공동으로 최근 개발, 상품화한 병렬재생 방식의 CD롬 드라이브가 그것. 이 제품은 연속 데이터 전송속도가 디스크 전체에 걸쳐 6MB/s(40배속)로 현재 나와있는 제품 가운데 가장 빠르며 평균 엑세스 시간은 8085ms이다.

이 CD롬 드라이브가 40배속을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복수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병렬재생 기술로, 구체적으로는 재생하는 데 사용하는 레이저빔을 7개로 나누고 각각의 레이저빔으로 CD디스크의 7개 트랙분 데이터를 한 번에 병렬재생하게 된다.

기존 CD롬 드라이브는 단일 레이저 빔으로 신호를 재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는 데는 디스크 회전수를 늘리는 방법을 취해 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기계적인 한계가 있다.

예컨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제품 가운데 최고속인 36배속 CD롬 드라이브의 경우 디스크 회전수가 약 7백20rpm으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와 비슷한 수준인데 CD롬 디스크는 하드 디스크 매체에 비해 일반적으로 편심량(偏心量, 한쪽으로 기우는 정도)이 크기 때문에 진동이나 소음에 약하고 결과적으로 재생시 오류 발생률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켄우드는 디스크 회전수를 늘리는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로 1회전 하는 동안에 복수 트랙의 데이터를 읽어내는 병렬재생방식밖에 없다고 판단, 이 기술을 실용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켄우드는 지난 96년 말부터 광픽업 등 기간 부품의 개발에 착수했다. 젠은 병렬재생해서 메모리 부문에 담은 데이터를 정렬시키고, 오류 정정 처리 등을 하는 알고리듬과 신호처리 대규모 집적회로(LSI)인 「PR21A」의 개발을 맡았다.

병렬재생방식 CD롬 드라이브에서는 7트랙을 병렬로 읽어냄으로써 사실 이론적으로는 디스크 회전수를 단일재생방식 제품의 7분의 1 수준으로 내려도 같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두 회사가 실제 개발한 제품은 단일재생방식의 4.4분의 1 수준인 약 9배속 상당으로 회전수를 낮추고 있다.

이론대로 7분의 1 수준으로 내릴 수 없는 것은 재생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트랙를 중복해서 읽어내는 「오버헤드」가 있기 때문이다. 또 디스크 회전수를 지나치게 떨어뜨리면 액세스 시의 회전대기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트레이드-오프 현상도 발생, 문제가 된다.

또 실제 제품에서는 회전수가 9배속 상당이기 때문에 회전제어에 CLV(Constant Linear Velocity)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스크 전체에 걸쳐 40배속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실현하게 된 것이다.

사실 CD롬 드라이브에서는 12배속을 넘어가게 되면, 회전제어에 CLV방식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대신 CAV(Constant Angular Velocity)라는 회전제어방식을 이용한다. CAV방식은 디스크를 읽는 위치에 상관없이 디스크 회전수가 일정하고, 스핀들 모터의 부하가 작아 고배속 제품에 적합한데, 다만 디스크 안쪽에서는 바깥쪽의 5분의 2 정도의 데이터 전송속도밖에 얻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또 다른 특징은 CD롬 드라이브의 광픽업에 다소 출력이 높은 반도체 레이저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CD롬 드라이브용 반도체 레이저는 출력이 수㎽면 충분한데 켄우드의 병렬재생방식은 빔을 분할하기 때문에 출력이 10㎽정도다. 실제 채용한 제품은 샤프제로 미니디스크(MD)리코더용으로 개발한 홀로그램 소자 부착에 정격출력 35㎽의 반도체 레이저를 개조한 것이다.

또한 새 CD롬 드라이브에서는 7개의 빔을 만들기 위해 반도체 레이저의 상단부에 부착하는 유리판의 한 면에는 홀로그램소자를, 그 반대면에는 부등(不等)피치의 회절격자(回折格子)모양을 형성했고, 대물렌즈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제 렌즈 대신에 유리제를 채택했다. 온도변화와 그에 따른 집광성능의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현재 유통되고 있는 CD롬 디스크 가운데 트랙피치가 규격을 벗어난 제품을 재생할 때는 가장 바깥쪽의 빔이 자동적으로 기능이 정지되도록 했다. 이 경우는 재생은 계속되지만 데이터 전송속도는 다소 떨어지게 된다.

한편 켄우드는 이 기술을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롬 드라이브에도 적용해 고속화를 꾀할 방침이다.

켄우드는 이 병렬재생 방식의 40배속 CD롬 드라이브를 「UCR004010」이라는 이름으로 제품화하고, 현재 월간 20만대 규모로 필리핀 공장에서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은 기존 제품에 비해 훨씬 비싸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의 경우 3백50달러로 PC에 표준탑재되고 있는 현행 CD롬 드라이브 OEM가격인 60달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켄우드는 PC제조업체에 고급기종에서의 탑재를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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