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멀티통신규격 "ECTS", 국제표준으로 확정

화상회의, 주문형비디오(VOD) 등 차세대 다자간 멀티미디어통신에 필수적인 핵심 규격이 국내 산, 학, 연 전문가들의 주도로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63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가입한 이래 사상 처음이다.

국립기술품질원 주최로 23일 서울캐피탈호텔에서 열린 정보통신 관련 국제표준화회의인 ISO/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공동기술위원회 6분과 위원회(JTC1/SC6)총회에서 우리나라 산, 학, 연 전문가 10여명이 지난 5년동안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ECTS(Enhancd Communication Transport Service)규격」이 15개 참가국 대표단의 만장일치로 국제표준(IS)으로 확정됐다. 스위스제네바 소재 ISO사무국은 이에 따라 올 연말께 ECTS규격을 공식 국제규격인 「ISO/IEC 13252」란 이름으로 규격집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통신부문의 국제표준화기구인 국제통신연맹(ITU)도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북경회의(ITU/SG7회의)에서 이를 근간으로 국제표준 다자간 멀티미디어통신규격으로 최종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국제표준 규격으로 제정된 ECTS규격은 기존 1대 1통신과 달리 화상회의, VOD, 인터넷 등 다자간 멀티미디어통신에서 국제적으로 호환성을 유지하며 해당 시스템간의 상호접속과 정보교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신네트워크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기존 1대1통신의 국제표준 규격인 「ISO 8072」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ECTS규격은 특히 현재 다자간 멀티미디어통신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접속 속도 등 전달기능과 신뢰성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앞으로 화상회의, VOD, 가상대학 및 기업, 원격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또 기존 인터넷 프로토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 인터넷과 경합하며 국제적으로 중요한 통신규약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JTC1/SC6 산하에서 ECTS규격을 주관하는 작업반(WG1)의 위원장을 맡아 이번 표준규격 제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김준년 중앙대 교수(전자공학과)는 『ECTS규격이 우리나라 주도로 국제표준으로 제정돼 내년엔 이를 바탕으로 한 다자간 통신의 실질적 구현방법인 ECTP(프로토콜)를 제정하는 작업에서도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게 됐다』며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밀려 주요 각종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철저하게 소외돼온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국제표준 규격 제정에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점만으로도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미래의 통신네트워크에 근간이 되는 국제표준을 주도함에 따라 우리나라 통신네트워크 및 응용산업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선 국제표준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ISO/IEC JTC1/SC6는 한국, 미국, 독일, 영국, 일본 세계 주요 39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정보통신 및 컴퓨터시스템간의 각종 통신방식과 서비스분야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곳으로 현재 ECTS를 비롯해 약 1백여종의 국제표준을 다루고 있으며, 이중 ECTS표준의 실무를 맡은 SC6에는 우리나라에서 김대영 충남대 교수가 총괄 책임자인 프로젝터매니저로 김준년 교수가 WG1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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