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으로 과거의 거품이 빠지는 현상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일본의 버블경제를 우려하던 지적이 이제 우리나라에도 여실히 재연되는 모습이다. 상가마다 예년의 절반 정도로 뚝 떨어진 매상으로 인해 현상유지도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입주자 확보를 위해 아예 상가임대료를 파격적으로 할인하고 있지만 여기저기 빈 매장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상품시장이 최근들어 아나바다운동의 확산으로 최악의 경기침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가계소득의 감소가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히트상품을 개발하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과거의 모습은 이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한번 떨어진 매기를 어떤 방도로 부추킬 수 있을 지 여기저기서 한숨만 쉬는 모습이다. 내수시장 진작을 위해 소비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대두될 정도로 최근의 내수위축 현상은 가히 살인적이다.
소비욕구를 부추기기 위해 하루가 다르게 다기능화하고 각종 첨단기술을 채용한 신제품 개발경쟁도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성능이 비슷한 제품에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 일부 기능을 추가해 신제품을 발표하던 마케팅전략도 이제는 호시절 때의 애기다. IMF한파로 인해 종전과 같은 마케팅전략으로는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부추킬 수도 신규 수요층을 개척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들어 기업들의 마케팅전략도 알뜰형, 실속형, 염가형 등 저가격형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까지 대형화, 고급화로 치닫던 전자제품 역시 가격을 대폭 낮춘 IMF 실속형 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추세이다. 전자제품에 채용하는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거하고 소비자가격을 대폭 낮춘 염가형 모델이 시장주도상품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IMF형 제품 개발로 현재의 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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