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상가, 컴 유통시장 이끈다

대기업 브랜드 제품이 주도해 온 PC 유통시장이 중소기업 조립형 제품으로 바뀌면서 컴퓨터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전문유통상가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불황으로 PC 사용자들이 저가의 실속형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분명해지며 PC 조립 및 유통업체들이 밀집해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PC를 구매할 수 있는 용산전자상가, 세운상가 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모니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주기판 등 국내 대기업 및 전문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는 업그레이드용 컴퓨터 부품의 경우도 인근 지역 대리점보다는 가격과 성능비교가 쉬운 전문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최근 경기불황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용산 및 세운상가를 통한 국산 주요 부품의 매출이 약 80∼90%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국내 PC 시장을 주도해왔던 대기업 브랜드 제품의 매출비중이 감소하고 용산, 세운상가 등 전문유통상가를 통한 PC 및 주요 부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가격대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비슷한 품질의 저렴한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전문상가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실속구매 심리가 확산되며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시스템 전체의 교체를 권유하는 대기업의 PC 대리점 보다는 컴퓨터 통신망,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에 수집한 제품 정보를 갖고 매장을 방문해 중앙처리장치(CPU), 모니터, 주기판, HDD 등 필요 부품만을 구매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것도 최근 전문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컴퓨터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국내 3대 PC업체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까지만해도 전체 매출에서 용산전자상가를 통한 매출이 5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이같은 수치가 80%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사용자들의 실속 구매 심리가 확산되전문상가를 찾는 소비자들도 미리 성능에 기능과 관한 충분한 제품 정보를 갖고 가격만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아 특정 업체 제품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 등은 거의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산 전자랜드 3층에 위치한 PC 유통업체인 C사의 관계자는 『지난해는 상가를 찾는 소비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거주지에 가까운 대기업 대리점 제품보다 싼 가격에 물건을 구할 수 있느냐를 묻는다』며 『올해는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인지 대기업 브랜드 제품에 대해 문의하는 사용자는 하루 3∼4명 꼴로 크게 줄어 든데 반해 대부분 소비자들이 가격부터 먼저 확인하고 서비스와 브랜드 여부를 따진다』고 밝혔다.

선인상가 4층에서 주변기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J사의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해에는 모니터와 프린터 등을 사러온 소비자들 대부분이 상담과정에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종업원이 권해주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올해는 성능에 대한 상담을 의뢰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든 대신에 동일 제품 가격을 근처 매장에서 제시한 가격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싼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함종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