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중이가 일국을 경영함에 있어 교육의 가치를 중시했던 것처럼 사회 정치 문화 등 어느 것 하나 교육과 관련이 없는 것이 없다. 중요한 만큼 앞을 내다보는 대국적인 안목에서 한 나라의 교육을 설계해야만 한다. 시국이 어려울수록 교육부문에서는 선구자적이며 선지자적인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국내의 정보통신 및 멀티미디어 분야에 있는 이들이 가장 많이 들어온 말 중의 하나가 바로 교단선진화, 교단정보화다. 첨단의 기술과 정보 그리고 멀티미디어에 대한 국내의 인프라를 어린 세대들의 교육을 통하여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정작 국내의 실질적인 교육시장을 보면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교육용 멀티미디어 CD-ROM 시장을 보면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당장의 이윤을 노리고 국내의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는 외산 CD-ROM들을 현지화하여 마치 자신들이 개발한 것처럼 뿌려대고 있다. 심지어는 제 3국의 제품들마저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로열티는 로열티대로 외국에 지불하여 외화의 낭비를 초래하고, 이러한 와중에서 우리 아이들은 기형적인 교육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세가가 드디어 국내의 유아교육 시장에 들어온다고 한다. 소니의 진출을 기점으로 피핀사업을 통하여 유아시장을 노렸던 반다이 등의 일본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이렇듯 국내의 교육시장에 외국업체들과 국내 상품으로 둔갑한 외산의 싸구려 교육물이 범람하는 시점에 정작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두 손을 놓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월드컵 한, 일전에서 한국팀이 응원가로 부른 「기운센~ 천하장사~」로 시작되는 「마징가제트」의 주제가를 들은 일본팀이 어리둥절해 했던 적이 있다. 그들은 한국팀이 자기네 일본팀을 응원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우리들이 우리나라의 만화영화요 그 주제가인줄 알았던 것은 일본 것이었던 것이다.
지금의 TV를 보아도 그러한 상황은 변함이 없다. 자라나는 새싹들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본의 정서가 우리의 정서인양, 일본의 군국주의가 영웅을 만들어내는 양 생각하고, 이도 저도 아닌 국산으로 둔갑한 싸구려 외산 교육물이나 외국제품을 통해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어느 일본인이 한국인에 대하여 쓴 책에 이런 말이 있다. 『한국 사람은 일제(日帝)는 싫어해도 일제(日製)는 좋아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은 교육을 통하여 길러진 세대들이 과연 이 말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까.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국내의 교육시장이 외세들과 국산을 가장한 외산 제품들의 난투장이 되어갈 수록 정도가 심해질 것이다.
단순한 기업의 단기 이윤만을 노린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나, 이러한 문제들은 일조일석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뿐더러 민간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더욱 아니다.
공교육 못지 않은, 아니 그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교육 시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분명히 변화되어야 한다. 장관이 바뀌고 각료가 바뀔 때마다 보여주기 식의 전시행정이 아닌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생각하는 「우리의, 우리를 위한, 우리에 의한 교육」이 설계되어야 비로소 국내의 교육시장은 바른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참다운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기반조성에 힘쓰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게이브미디어 손동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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