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피스" 전국 초중고에 무상기증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재민)는 워드프로세서인 MS워드 1백만개를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데 이어 시가 1천억원에 해당하는 1백만개의 통합사무용 소프트웨어(오피스97)를 전국 1만여개 초, 중, 고등학교에 무상 기증한다.

이에 대해 한글과컴퓨터와 삼성전자 등 국내 통합 사무용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경쟁사 죽이기 전략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고 정보통신부가 정부 차원에서 진상파악에 착수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발머 수석부사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정보기술(IT)산업의 발전과 시장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기관 정보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같은 내용의 오피스 기증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진하고 있는 오피스97 기증계획은 「오피스97 전문가용」을 1차로 4, 5월 중 약 2천개 학교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2차로 7월부터 연말까지 추가로 신청을 받아 제공하는 등 학교당 1백개씩 총 1만여개 초, 중, 고등학교에 오피스97을 무상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피스 제품의 경쟁사인 한글과컴퓨터와 삼성전자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컴오피스」를 판매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학교의 오피스시장은 불과 1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신규시장』이라며 『이제 막 영업이 결실을 맺을 단계에서 MS가 무상 제공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명백히 국내 경쟁업체들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 등 관계기관에 마이크로소프트의 SW 무상 기증 프로그램을 중지시키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훈민정음 오프스」를 판매하는 삼성전자도 MS의 오피스 무상 기증 계획이 알려진 14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MS의 계획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에 들어가는 한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비로소 완벽한 오피스 제품을 개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시점에 이처럼 MS가 무상 기증 전략을 치고나와 매우 난감한 입장』이라며 『특히 학교시장이 성숙된 시장이 아닌 신규 시장이라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공략할 계획을 세웠는데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MS가 워드프로세서에 이어 오피스의 대량 무상 보급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정통부는 진상파악에 착수했다. 정통부는 이같은 MS의 전략이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진상파악에 나사고 있으나 진상조사 이후 어떤 제재조치를 강구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창호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