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元鐵 한국ICN 사장
최근 모 아파트 건설회사가 대단지 아파트 신축을 계획하면서 단지내에 국내 최초로 광케이블을 설치해 3백배나 빠른 인터넷 접속, 영상회의, 원격교육 및 원격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광고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광통신망 아파트의 건설은 이제 주거용 건물인 아파트에서도 본격적으로 초고속의 디지털 정보통신서비스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실감케 한다.
아울러 정보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고속, 초고속의 정보통신망 구축방안이 제시되고 타당성 및 소요예산에 대한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가 실감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써 정보사회 어디엔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아날로그 위주의 전화 통신방식(모뎀을 이용한 데이터통신 겸용)에서 기본적인 디지털 통신방식인 협대역 종합정보통신망(ISDN)의 사용환경을 제대로 경험하지도 못한 채 초고속의 정보사회로 급속히 진입함에 따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건축환경과 관련, 새로운 초고속 통신방식의 사용을 충분히 지원하는 구내선로설비에 대한 기술기준의 제정과 아울러 이른 시일내에 이의 시행을 담보해 내는 포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건축물의 경우 구축에 최소 2년 이상의 장시간을 요하며 적절한 구축방법 및 기회를 상실했을 경우 금전손실이 추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통신방식만을 지원하는 구내선로설비와 10Mbps 이하의 협대역 ISDN, xDSL, T1/E1급 등 디지털 통신방식을 지원하는 설비, 1백Mbps 이하의 디지털 케이블TV, 원격의료 등 대용량 동영상 통신방식을 지원하는 구내선로설비 등은 각각 전송속도와 전송데이터 특성, 지원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각기 특성이 다른 구내선로설비의 구축을 필요로 한다.
또한 최근 활발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광동축혼합(HFC)방식의 종합유선방송망, 동축선로만으로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는 별칭 국민네트 등도 구내선로설비는 현재와 다른 한정적 단위별 성형구조 형태의 구내 동축선로 설비망으로의 변환을 필요로 한다.
즉 정보사회에서의 디지털 대응 구내선로설비는 산업사회에서의 아날로그 대응 구내선로설비와는 구성요소 및 방식이 모두 바뀌어야 하고 특히 그 선로설비를 수용하는 배관 및 접지시설 등의 건축환경은 아날로그 대응 건축환경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성형방식의 건축환경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건물의 구내통신선로설비 가운데 대형 업무용 건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업사회형 구내선로설비에 준하는 건축환경과 배선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지금의 초고속망 시범사업과 같은 형태의 추가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새로운 형태의 초고속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따라서 좀 더 준비된 정보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각각의 고속, 초고속 멀티미디어 정보통신방식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구내선로설비의 기술기준이 조속히 규정되거나 이미 규정된 새로운 기술기준을 철저히 시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사회환경에서 적용 시행되는 제반 구내통신선로설비 법규, 즉 건축법, 정보통신공사업법, 종합유선방송법 등 관련법규가 초고속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서비스의 이용 또는 설비구축을 올바르게 지원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필요시 관련법규의 수정 또는 보완을 통해 국내 정보통신 기술력이 건축물의 정보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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