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수요패턴 "이상기류"

IMF경제위기를 맞아 국내 PC시장이 침체되면서 핵심부품인 CPU의 채용현황이 전세계적인 추세와 전혀 동떨어지는 이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PC시장에서 펜티엄Ⅱ급 CPU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0%. 인텔본사가 발표한 지난달 펜티엄Ⅱ급 CPU 출하 갯수가 펜티엄급 CPU를 앞질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는 펜티엄Ⅱ급 채용 현황이 극도로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세계적인 PC메이커인 IBM, 컴팩 등이 AMD나 사이릭스의 호환칩을 활발히 채용,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대기업 PC 제조업체들은 호환칩 채용을 극히 꺼리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 PC 제조업체들 중에서는 현대와 LGIBM만이 행망용 일부모델에 사이릭스의 6X86칩을 채용중이며 이를 감안해도 호환칩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전체 PC 출하량의 5% 이내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기업 PC 제조업체들이 행망용으로 호환칩을 대거 채용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IMF한파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고가의 펜티엄Ⅱ급 시스템이 시장에서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숨통을 터주고 있는 행망용 수요 부분에서는 인텔측의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호환칩업체들이 발붙일 자리를 잃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PC 산업자체가 내수중심으로 성장해 온 것이 이같은 현상을 불러온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전세계적인 흐름과 동떨어진다는 것은 국내 PC산업을 폐쇄적으로 만들어 향후 세계적인 PC업체들과의 내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을 뿐더러 국내 정보통신(IT)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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