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트 홍광표 사장
『국내 컴퓨터 유통업계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이 올 여름 비수기와 겨울을 거치면서 부실했던 많은 업체들은 쓰러지고 견실한 업체들만이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멀티미디어 카드 종합 유통업체인 바스트의 홍광표 사장은 유통업계의 구조조정론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바스트는 사운드카드와 VGA카드, TV수신카드를 주로 판매하는 멀티미디어 카드 전문 유통업체로 용산 나진상가와 선인상가, 원효상가 직영매장과 지방 대리점을 통해 국내 컴퓨터 미디어 카드 전체 유통물량의 약 15%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IMF 체제 진입 이후 바스트는 모든 거래를 현금결제로 돌렸다. 거래를 정상화하고 한꺼번에 무너진 컴퓨터 유통업계의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진통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현금으로 모든 물건을 거래하는 것이 속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도날 염려도 없고 밀어내기도 불가능하니까 가격도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잡더군요.』
바스트 홍 사장은 정상적인 가격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부침이 심한 컴퓨터 유통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바스트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덤핑도 없고 전국 어디에서나 값이 같다고 할 정도로 단일 가격제도를 잘 유지하고 있다.
『단 한번이라도 덤핑 물량이 나오면 그 업체의 가격질서는 일시에 무너지고 맙니다. 많이 산다고 특정 유통점에 조금이라도 물건을 싸게 주면 금방 소문이 돌지요. 덤핑을 막고 거래하는 모든 업체에 공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모든 상거래의 핵심인 신뢰의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스트 홍 사장은 물량공세를 자제하는 대신에 최근의 경기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지방 유통점을 저인망식으로 훑고 다니는 지방화 전략을 택했다. 한개 점포에서 1백개 파는 것보다 여러 명이 나눠 10개씩 파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타지 사람을 배척하는 풍토 때문에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습니다. 또 전화기만 갖다놓고 물건을 달라는 유령업체 때문에 애도 많이 썼습니다. 한번 뛸 것을 열번 뛴다는 각오로 연초부터 지방화 전략에 매달렸더니 서너달이 지난 지금에야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요즘 전체적인 경기는 떨어졌지만 지방 영업점들이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팔아주니 지난해 수준의 매출은 유지합니다.』
IMF체제 진입 이후 거의 모든 유통업체의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상유지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국내 유력 멀티미디어 카드업체인 두인전자의 총판을 맡고 있는 바스트는 유통시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VGA카드와 TV수신카드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는 제조업도 겸하고 있다. 바스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동안 밀어내기, 덤핑으로 왜곡됐던 유통업계의 흐름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초부터 자체 브랜드 PC를 개발해 멀티미디어카드에서 PC분야로까지 발을 넓혀간다는 다부진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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