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 열풍이 유럽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그동안 전세계를 휩쓴 인터넷 열기에 대해 저속한 미국적 가치의 전파 매체라며 심리적 저항감을 가졌던 유럽인들이 이제 가상공간의 진정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너도나도 이 세계로 몰려 들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확산의 선구자는 물론 유럽의 기업들. 고객 및 협력업체, 그리고 지사와의 네트워크 연결이 기업활동의 필수요건임을 인식함에 따라 인터넷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인트라넷 구축에 적극적이며 여기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온라인 이용도 자연히 급증하는 추세다. 게다가 인터넷업체들이 각국 언어에 맞는 서비스제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도 가입자 증가에 한몫을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유럽의 인터넷 가입자 증가율은 연평균 30%에 이른다. 한달 평균 75달러 정도로 미국의 3배나 되는 높은 이용료도 뒤늦게 불붙은 유럽의 온라인 열기를 잠재우지 못하는 것 같다.
여기에 통신시장 규제철폐로 경쟁이 본격화함에 따라 통신료도 그만큼 싸져 기업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인터넷 가입붐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인터넷 이용현황 중 가장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기업과 기업 간의 전자상거래.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유럽법인에 의하면 올해 12억 달러 정도인 유럽의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규모가 오는 2001년에는 6백44억 달러로 50배가 넘는 엄청난 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인터넷서비스업체(ISP) 및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유럽시장 행보도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지난 95년부터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인 베텔스만과 제휴, 유럽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는 미국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지난 2월 특히 유럽지역에서 강세를 보여온 컴퓨서브 인수가 완료됨에 따라 이전의 약 두 배에 가까운 2백만 가입자를 확보, 독일 텔레콤이나 프랑스 텔레콤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시스코시스템스나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장비업체들도 유럽진출을 가속화함으로써 이 지역 터줏대감인 프랑스 알카텔, 독일 지멘스 등의 아성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재 개인이나 기업 차원에서 유럽의 인터넷 이용이나 인터넷 인프라 수준은 미국에 4년 정도 뒤진 것으로 알려진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들의 가정내 PC보급률은 20% 정도로 절반 가까이 이르는 미국에 비해 크게 낮다. 인터넷 이용률도 독일이 7%, 영국이 6%, 프랑스는 2%에 불과해 미국의 25%에 비하면 아직 초보단계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미국을 따라잡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미국이 초기 인터넷 관련시장을 개척하면서 거쳐야 했던 과정을 유럽은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기술의 급진전으로 최신 제품이 보급되면서 과거 미국에서 수년간 걸렸던 보급시기를 유럽에서는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터넷의 경우 유럽은 PC단계를 건너뛰어 다른 통신기기로 인터넷 접속을 시도하고 있다. 알카텔의 웹검색기능 및 스크린이 내장된 전화기나 스웨덴 에릭슨이 개발한 웹단말기겸용 휴대전화 등이 그것.
이에 대해 유럽의 한 컨설팅 업체는 『이들 첨단 통신기기가 머지 않아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단말기가 될 것』이라며 컴퓨터 구매→인터넷 가입이라는 순차적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단말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이라는 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직까지 유럽인들에게 친숙한 인터넷 이용방법은 TV를 통한 검색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자회사인 웹TV네트웍스와 영국에서 공동으로 웹TV방송을 추진중인 브리티시텔레콤(BT)은 앞으로 4년 내에 이의 가입자가 3백50만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블&와이어리스 커뮤니케이션스(C&W)도 올 가을 선보일 예정인 디지털TV를 위해 미국 NCI와 디지털 세트톱박스 부문에서 제휴, 1년 내에 디지털TV를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어서 인터넷 확산을 더욱 촉진시킬 전망이다.
한편 유럽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보다는 기업들이 인터넷업체들의 주요 공략대상이 된다. 업무와 관련, 인터넷 이용에 대한 필요성을 무엇보다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일반인보다는 요금할인 등 비교적 저렴한 서비스이용의 혜택을 받기도 한다.
반면 일반인들의 경우 ISP들은 아직까지 비싼 통신요금이 인터넷 이용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를 상쇄할 만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요를 자극한다.
은행 업무시간이 짧은 독일에서 홈뱅킹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일례다. 현재 독일에서는 3백50만명 정도가 홈뱅킹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독일 텔레콤의 T온라인이 독점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 시장에 지난 3월 AOL과 베텔스만이 2백50개의 지방은행들과 홈뱅킹 제휴를 맺고 서비스에 나섬으로써 경쟁체제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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