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시장서 멀티레이어 스위치 급부상

올해 네트워크시장에서 다층(멀티레이어) 스위치가 급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새롭게 구축되는 네트워크 사이트에서는 다층스위치가 일부 채용되고 있다. 지난해가 비동기접속방식(ATM)을 위주로 한 네트워크 시장이었다면 올해는 멀티레이어 스위치가 새싹을 틔우는 해로 규정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고속을 넘어 초음속(?) 발전을 보이고 있는 네트워크장비시장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다층스위치는 한마디로 스위칭과 라우팅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이다. 그동안 랜스위치는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의 고대역폭 요구에 의해 빠른 속도로 그 시장을 넓혀왔다. 그러나 랜스위치가 만능은 아니다. 대부분 네트워크에서 랜스위치와 별도로 라우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스위치와 달리 라우터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렇게 스위치와 라우터 2개의 네트워크 장비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특히 몇가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스위치에 연결된 사용자는 지연시간 없이 빠르게 통신할 수 있지만 라우터를 거쳐 통신하는 사용자는 트래픽 상황에 따른 지연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또 각각 분리된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단일장비에 비해 비싸다는 점과 라우터를 사용함으로서 단일 세그먼트에서 다중 세그먼트로 이전하는 데 PC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이같은 불편과 관리비용의 절감을 위해 대두된 것이 바로 다층스위치다. 네트워크 구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비가 스위치와 라우터인만큼 이를 통합한 장비인 다층스위치의 수요는 앞으로 급격한 「J커브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다층스위치 장비의 경우 3계층(네트워크 계층)스위치가 주류. 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새로운 라우팅 프로토콜에 대한 학습이라든가 기존 네트워크 구성을 바꾸어야 하는 부작용 없이 3계층 스위칭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데이터전송, 에러복구, 흐름제어 기능 등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4계층 장비도 선보이고 있어 다층스위치의 급격한 시장확대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다층스위치의 시장진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아무래도 라우터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가 많고 아직 3계층 스위칭에 대한 시장에서의 성능과 신뢰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 하지만 큰 물은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중되는 네트워크 자원들과 네트워크상의 지연시간이 문제가 되는 화상회의, 주문형비디오(VOD)와 같은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과 웹기반의 인트라넷 등이 3계층 스위치의 도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발표된 벤치마크 테스트 등에서 3계층 스위치는 분리된 세그먼트를 가진 중대형 네트워크에서 최상의 성능을 나타낸 바 있다. 따라서 현재의 추세라면 올 하반기 3계층 스위치의 수요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 3계층 스위치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재 라우터나 스위치 시장의 재분할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국내 라우터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IMF체제로 인해 고비용구조를 청산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태에서 굳이 라우터와 스위치 등 별도의 장비를 구입해 비용을 이중 지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우터와 스위치 시장의 독점적 우위를 지키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에 3계층 스위치는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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