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직배사들의 「최저판매량보장(미니멈개런티)」계약관행이 대여판매시장을 해치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최근 20세기폭스사의 「에이리언 4」 밀어내기 판매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미니멈개런티의 폐해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제작사(직배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은 판매량을 요구하고 유통사는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정 판매량을 주장할 수 밖에 없어 일종의 타협안인 「미니멈개런티」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비디오직배사들의 행태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디오 직배사와 협력회사인 유통사간의 미니멈개런티 협의가 실제로는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물의를 빚고 있는 20세기 폭스사의 경우도 협력사의 반대에도 불구 「에이리언 4」의 미니멈개런티를 무려 8만5천개로 함으로써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최대판매량을 미니멈개런티로 설정해 밀어내기를 부추켰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비디오 비수기인 4월에 「에이리언4」가 8만∼10만개나 판매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업계에는 아마도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디오직배사인 C사와 Y사등과 협력관계에 있는 전문유통업체 M사는 올 초 무려 50억원에 달하는 악성재고 소진을 위해 땀을 흘려야 했다. 결국 직배사와 줄다리기 협상을 통해 미미하게나마 악성재고의 일부를 탕감받기는 했지만 악성재고의 요인이 미니멈개런티 때문이었음은 물론이다.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미니멈개런티 협의가 작품 및 시장상황을 종합해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비디오직배사들이 「이 정도는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양상이 바뀌었다』면서 『이는 유통사가 재고로 떠안든지 밀어내기를 해서 판매를 하든지 알아서 소화하라는 식』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최근 비디오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면서 이같은 터무니없는 미니멈개런티 계약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비디오직배사들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게 비디오업계의 현실』이라고 자위하고 이로 말미암아 상당수 유통사들은 최소 50억원에서 많게는 1백억원에 이를 정도의 재고를떠안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여판매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비디오직배사들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미니멈개런티라는 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재고를 떠안지 않기 위해선 덤핑판매 및 밀어내기를 하지않을 재간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는 비디오직배사들의 턱없는 미니멈개런티로 인해 제살깎기식의 덤핑판매, 유통사의 악성재고가 누적되고 있고 이로인해 업계는 안으로 곪아 터져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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