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시아 위성서비스 사업 왜 뛰어드나

마이크로프로세서 업계의 거인인 인텔이 위성 서비스 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인텔은 홍콩의 벤처 캐피탈 업체인 퍼시픽 센추리 그룹과 합작, 「퍼시픽 컨버전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합작회사 설립의 목적은 아시아 지역 PC 사용자들을 상대로 위성을 이용한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겠다는 것.

오디오, 비디오 및 데이터를 포함하는 멀티미디어 정보를 위성을 통해 기업이나 가정에 고속 전송해주는 사업이다.

최근까지 아시아 PC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이 지역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던 인텔이 이제 위성을 이용한 광대역 서비스 사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합작회사인 퍼시픽 컨버전스의 윌리엄 호우 이사는 『우리는 광대역 서비스를 아시아 지역의 PC 및 TV 등 각종 오디오, 비디오 기기 사용자들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위성 데이터 전송 사업에 역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는 이와 관련,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위성 개발 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합작회사에 60%의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 퍼시픽 센추리가 「아시아 새트」 위성 발사와 「스타 TV」 출범에 관여한 이후 위성 데이터 전송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술적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것이 합작회사가 이같은 계획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우리의 위성 네트워크는 (아시아) 광대역 디지털 서비스의 중추 역할을 하게되며 궁극적으로 스타를 능가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합작회사 관계자들은 기대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현재 광대역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은 3가지. 전화망과 케이블TV 회선, 그리고 위성이다.

이중 위성을 이용한 광대역 서비스는 광대한 지역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케이블이나 전화선은 인구밀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선 코스트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지만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엄청난 인구가 산재해 있는 나라라면 위성이 훨씬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합작회사가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위성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인텔의 위성을 통한 광대역 서비스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텔은 지난해 이미 유럽에서 SES라는 현지업체와 「유럽 위성 멀티미디어 서비시스(ESM)」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위성 서비스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ESM은 SES가 소유하고 있는 「아스트라」 위성을 통해 유럽의 기업과 가정에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스트라 넷」이란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스트라 넷 서비스가 제공되면 일례로 기업 이용자들이 여러 지역에 산재한 수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빠른시간내 동시에 상품 캐털로그를 발송하고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일 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ESM측의 주장이다.

이같은 광대역 서비스는 또 고속 인터넷을 가능케 하면서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와 연계되는 위성 광대역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4백kbps의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모뎀의 최고속도가 56kbps 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그러나 초기의 높은 설치비용과 가입비 부담으로 인해 위성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은 개인보다는 기업이나 학교 등 기관 고객들이 우선 이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위성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기기 설치비용이 약5백달러, 월간 사용료가 20∼50달러 정도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텔 합작회사들은 때문에 가정으로의 위성 서비스 보다 케이블 운영업체나 ISP를 상대로 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텔이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위성 서비스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자사의 최신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를 통해 프로세서 시장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텔 합작회사의 궁극적 시장은 따라서 엔드유저층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텔 합작회사는 빌 게이츠가 참여하고 있는 텔레데식, 록히드 마틴, 휴즈, AT&T 등과 위성 광대역 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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