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선풍기 생산 "풍량"조절 고심

『생산량을 늘리자니 원자재 비용과 재고가 걱정되고 그대로 두자니 호기를 놓칠 것만 같고∥.』

가전업계가 올 여름 선풍기 생산량 조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전업계는 올해 내수시장 악화와 재고량을 고려해 지난해에 비해 생산계획을 30% 이상 감소한 상태에서 지난 2월말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엘니뇨현상으로 일찍 찾아온 더위에 대리점들의 주문이 예년보다 한달 가량 빨라진데다 일부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여름용 가전제품의 물량이 달릴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제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전업계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이에 따라 선풍기 제조업체들은 미리 잡아둔 생산계획을 더 늘릴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논쟁을 벌이고 있으나 별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율인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른데다 자금융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생산량을 확대한다면 곧 바로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이상기온으로 미리 찾아온 더위가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일찍 장마로 연결될 것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급증한 원가 이외에 창고비, 물류비에다 재고부담까지 떠안을 수는 없다는 것.

국내 최대의 선풍기 제조업체인 신일산업과 한일전기는 올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 줄여 재고물량을 포함해 전체 판매량을 각각 60만~70만대 수준에 맞추고 있다. 가전3사도 지난해 수준의 70% 정도로 판매계획을 잡고 재고량을 뺀 나머지 물량을 협력업체에 발주를 냈으나 제일가전 등 일부 협력업체의 부도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전업계는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전략을 대응책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올 여름 주력제품이 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낮은 기계식 제품이기 때문에 이같은 방법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상고온이 지속된다면 제품 품귀현상은 어쩔 수 없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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