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엔터프라이즈 원투원 (48);비대칭 브래지어 (2)

<사양과 기억>

이 같은 예는 커스텀화를 경쟁적 장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도입해야 하는 두개의 중요한 기본 원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1.디자인 인터페이스: 주문생산 세계에서는 엔터프라이즈는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사양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는 편리하면서도 정확한 방법을 요구한다. 만약 디자인 인터페이스가 올바른 소파를 찾기 위해 3 에이커나 되는 도매점을 뒤져야 하고 혹은 주문 상품을 위해 두 달이나 기다려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편리한 것도 아니며 또한 기업에게도 특별히 비용대비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수천개의 소파를 유지하는 데 드는 창고 비용을 생각해 보라).

2.고객 사양 기억: 원투원 엔터프라이즈로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고객에게 똑같은 것을 두 번 말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각각의 고객이 개별적으로 어떤 사양을 갖고 있는지를 엔터프라이즈가 제대로 기억하기만 한다면 고객이 계속해서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나 편리해 도중하차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며 확장하기 위한 효과적인 경쟁도구로 커스텀화 행위 그 자체를 변환하려면 제대로 습득해야 하는 커스텀화의 두 가지 면이다. 소파 도매상은 부적절한 커스텀화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었으며, 반면에 커피 가계는 그들 고객의 제품 사양을 기억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두 가지 문제 모두 원투원 엔터프라이즈를 탈선 시키기에 충분하다. 두 가지 문제 모두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방어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쟁 우위로 커스텀화를 변환할 수 있을 것이다.

선택 행위를 당신과 고객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일종의 장애로 간주하라. 당신이 고객에게 더 많은 대안을 선택하도록 요구할수록, 또는 고객이 똑같이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이 같은 장애는 더욱 커진다. DM 마케터들은 우편주문 쇼핑이 시작될 때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객에게 간청하는 우편물에서 응답률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방법 하나는 몇 개의 상세한 옵션을 준 다음 응답자들이 이중에서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선택이 제시되면 응답률이 낮아지는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아마도 단순한 단 단계 결정(『이 오퍼에 응답할 거냐 말 거냐?』)을 복수 단계의 결정(『오케이, 이것이 좋은 것 같은데, 지금은, 글쎄, 어느 옵션이 나한테 맞을까?』)로 전환하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닛산이 지난 90년대 초반 대량 커스텀화에 손댔을 때 그들은 무려 87개나 되는 서로 다른 형태의 운전대를 제공해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닛산의 고객들은 이중 단 몇 개만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들이 싫어했던 것은 그와 같은 불필요하게 시간을 잡아먹는 다양한 옵션에서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는 점이다.

<바리스타 브라바>

다시 스타벅스 커피 가계로 되돌아가서 이 회사의 디자인 인터페이스와 고객 기억에 대해 생각해보자. 스타벅스가 그들의 다양한 제품을 개별 사양에 맞게 커스텀화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회사의 디자인 인터페이스는 매우 단순해 고객은 주문을 할 때 구두로 원하는 제품의 사양을 말하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이들 개별 고객의 사양을 기억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고객은 매일매일 구매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월요일에 사양을 말한 고객은 화요일에 다시 사양을 말하고, 또 수요일에도 말해야 하는 식이었다. 고객은 수주 또는 수개월동안 매일 한번에 똑같은 제품을 구입할 지 모른다. 그러나 각 구매 시 제품 사양을 반복 제시해야만 했다. 사실 스타벅스와 상호 작용할 때마다 고객은 회사가 제공하는 수백 또는 수천 가지의 제품 가운데 자신의 개인적 취향을 만족시킬 특정 제품을 매번 다시 골라야 했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경쟁업체로 주목 받고 있는 바리스타 브라바는 일하는 것이 달랐다. 바리스타의 서비스 요원들은 두세 명으로 팀을 이루어 근무하면서 모든 것을 처리했다. 고객의 주문을 받고 준비한 다음 다시 고객에서 서빙했다. 바리스타 고객들은 상시 체제를 활용, 드립 커피나 에스프레소 라인 중 어디로 들어갈 것인지를 선택한다. 이는 대부분의 제조 모델을 지배하는 일종의 노동분할을 바리스타가 독자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각 팀은 이탈리아어로 바텐더를 뜻하는 「바리스타」가 이끈다. 바리스타는 어떤 고객이 상점이 들어오는지를 살피기 위해 라인을 감시한다. 멋진 레스토랑의 지배인처럼 고객의 모습을 기억해서 고객이 라인의 맨 앞에 도착했을 때 그 고객이 항상 주문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고객의 커피가 이미 준비되도록 만드는 일도 바리스타의 역할 중 하나이다.

바리스타 브라바의 사장인 조지 해로프씨는 자신의 바리스타 중 한 사람은 한때 줄에 서있는 28명의 고객에게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단 한마디도 묻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커피를 서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고 해로프씨는 언제나 반복해서 강조한다. 그는 고객의 개별적 취향을 기억하고 재차 사양을 말하는 고통을 없애주는 일(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위험부담을 제거하는 일)은 고객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수월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물론 정기적인 고객일지라도 매번 서로 다른 형태의 커피를 주문한다면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일정한」 주문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단한 미식가 커피 소비자들 중 절대 다수는 하나의 선호하는 커피 타입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바리스타가 어떤 개별 고객에 대해서는 하나 이상의 「일정한」 주문을 기억할 수도 있다. 고객이 하루에 두 번 찾아와 항상 출근 전에는 디카프 라테를, 그리고 점심 이후에는 더블 에스프레소를 주문할 수도 있는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