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영화시장을 주도할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대형폭탄(블록버스터)으로 「고질라」와 「아마겟돈」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두 영화의 홍보, 마케팅 전략이 은폐와 맞대결 피해가기로 귀착되고 있다. 개봉시점까지 영화의 신비성을 유지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 한편 개봉일자를 서로 엇갈리게 잡아 맞대결로 인한 출혈을 피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니그룹계열 영화사인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의 98년 기대작이자 올해 제작되는 영화중 최대규모의 제작비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진 「고질라」는 약 1년전부터 예고편이 상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반관객들은 아직 괴물의 발, 눈동자, 꼬리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영화사는 『(고질라의)크기가 문제(Size Is Problem)』라는 홍보문안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편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마케팅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영화 개봉시점도 5월 20일(미국)로 정해 여름시장 선점 및 장기흥행을 노리고 있다.
한국에는 7월초에나 개봉될 이 영화는 할리우드 디지털 특수효과의 현주소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영화 개봉이 불과 보름남짓 임박했음에도 구체적인 제작내역과 특수효과에 대한 투자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상상을 초월하는 덩치를 가진 도마뱀이 뉴욕을 휩쓴다」는 기본 줄거리를 통해 영화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소니그룹의 「고질라」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 지는 예고편을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거대한 파충류를 주연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졌고, 93년도 최대 흥행작으로 기록된 「쥬라기공원」의 공룡배우 티라노 사우르스를 고질라가 한발에 짓밟는 장면이 연출됐다. 캐릭터의 크기, 오락, 흥행예상도 등에서 컬럼비아의 자신감과 기대치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월트디즈니가 오는 7월 1일 전세계에 동시개봉할 예정인 「아마겟돈」도 만만치 않은 폭발력을 지닌 영화로 평가된다. 이 영화에는 「나쁜 녀석들」 「더 록」을 연출해 주목받는 액션감독으로 떠오른 마이클 베이와 「크림슨 타이드」 「더 록」 「콘 에어」 등을 제작한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자로 나서는 등 할리우드의 흥행조율사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제작비 내역을 비롯한 구체적인 영화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인류의 종말을 예고하며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는 거대한 소행성에 맞서는 영웅이 브루스 윌리스이고, 승용차 크기의 운석들이 무더기로 뉴욕의 도심에 떨어지는 장면과 같은 특수효과에만 5천만달러가 투자됐다는 것 정도만이 확인되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감추고 있지만, 「아마겟돈」광고를 미식축구 슈퍼볼경기와 96년 애틀랜타올림픽 경기중에 기습적으로 내보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미국내 영화관객들로부터 57%의 인지도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5월 「고질라」와 7월 「아마겟돈」을 피해서 개봉, 여름 영화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해진 할리우드 영화들중에 얼마간의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들로는 워너 브러더스의 「리셀웨폰 4」(8월), 20세기 폭스의 「X파일」(6월)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삼성영상사업단이 수입하는 「씨티 오브 엔젤」이 「아마겟돈」과의 7월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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