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전송망(NO)사업자들의 전송망 구축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대다수 2차 종합유선방송국(SO)들의 정상적인 개국 일정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중반에 허가를 받은 24개 2차 SO들은 당초 일정대로라면 작년 하반기에 개국을 완료했어야 하나 현재까지 정식 개국한 SO는 중계유선망을 활용하고 있는 성남방송과 한전망을 활용해 개국한 울산방송.안양방송.한빛방송.드림씨티.경기방송 등 6개에 불과하며 나머지 전국 18개 지역 SO들이 NO들의 전송망 설치 지연으로 개국조차 하지 못하는 등 파행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올 초에는 아직 개국하지 못한 18개 2차 SO 가운데 15개 SO가 한전과 전송망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까지 한전측이 전송망 설치공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여서 개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 15개 2차 SO는 기존에 개국한 2차 SO와 달리 한전과의 계약서상에 전송망설치기간.설치지역.홈패스율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지 않아 한전측에 언제까지 전송망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구체적으로 할 수 없는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개 업체는 해당지역 전송망 사업자로 지정된 한전.데이콤.SK텔레콤 등과 전송망 계약을 체결치 못하고 있어 정상적인 개국이 요원한 실정이며 이미 개국한 6개 SO 가운데서도 드림씨티의 경우 중동 신도시 지역 외에는 한전의 전송망이 전혀 설치되지 않고 있으며 일산지역의 경기방송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송망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이처럼 전송망 설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2차 지역의 전송망 사업자로 지정된 한국통신.데이콤.SK텔레콤.삼양텔레콤.하나넷.한국무선CATV 등이 전송망 사업의 적자 누적, 무선케이블TV 기술의 개발 지연, SO들의 유선망 선호 등을 이유로 전송망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다른 사업자보다 전송망 사업에 의욕을 보여왔던 한전의 경우도 2차 SO지역에 대한 전송망 예산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전측은 총 1천2백89억원에 달하는 케이블TV관련 예산을 확보해 놓았으나 이 중 상당액이 두루넷 등 부가서비스 사업과 1차 SO지역에 대한 망 유지보수비용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여 실제로 2차 SO지역에 대한 망설비 투자 예산은 관련SO의 기대치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측은 특히 국민회의가 마련한 새 방송법(안) 규정대로 SO들이 전송망을 보유하고 중계유선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투자해온 전송망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새 방송법 통과 여부를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차SO 가운데 중계유선을 매입한 SO들이나 중계유선에 자본 참여한 SO들이 중계유선망을 활용해 케이블TV사업을 추진할 경우 전송망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한전측이 이르면 다음달 중에 전국 2차 SO지역을 대상으로 망설계작업을 완료해 전송망 공사를 하더라도 헤드엔드 및 방송장비 구매, 컨버터 선정, 방송국사 마련, 시험방송 등 일정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개국을 못하고 있는 상당수 SO들은 내년 초에나 개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나 인구밀집지역이 아닌 지방 SO들의 경우 한전측이 투자 우선순위를 고려해 대도시나 인구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전송망을 구축할 경우 전송망 설치가 다른 지역보다 늦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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