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서적의 출간이 최근 붐을 일으키면서 그동안 초보자용 입문서와 인터넷 관련 서적으로 양분됐던 국내 컴퓨터 출판판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판도예고는 우선 교보, 영풍, 종로서적 등이 매주 집계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토숍, 일러스트레이터, 코렐드로 등 그래픽 서적들이 올해 초부터 2, 3권씩 무더기로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래픽 서적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파워유저들이나 보는 책」 정도로 치부됐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영진 등 출판사 관계자들은 그래픽 서적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국내 컴출판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을 주로 인터넷에서 찾고 있다. 즉 국내 네티즌 인구가 90년대 후반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데다 그들의 통신목적 또한 단순한 정보검색 수단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알리기 위해 멀티미디어 홈페이지를 제작, 그동안 잠자고 있던 그래픽 서적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컴전문 출판사간 그래픽시장 선점 및 수성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성안당은 지난 94년 야심작으로 기획한 「포토샵 마스터 2.5」가 2만권 이상 팔리는 등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하자 이 책의 저자인 전병건씨의 포토숍 서적만 3권을 펴낸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8권에 달하는 포토숍 관련 서적을 선보이는 등 그래픽 출판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영진출판사와 정보문화사도 최근 각각 그래픽전담 출판 기획팀을 발족시킨 후 관련서적 출판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한컴프레스, 사이언스북스, 밉스, 한국컴퓨터매거진, 대림, 비앤씨, 안그라픽스, 정보게이트, 인포북 등 군소 출판사들도 현재 모두 이 분야 서적을 1, 2권씩 출간해 놓은 상태다.
그래픽 시장은 크게 2D와 3D로 나뉜다. 최근 국내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2D로 이 분야에서는 포토숍, 일러스트레이터, 코렐드로 등이 확고한 주력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아직 도입단계에 머물고 있는 3D 시장에서는 3D STUDIO, 소프트이미지, 폼지 등이 시장선점을 놓고 현재 혼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그래픽 서적은 입문서에 비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초보자용 입문서 시장은 극심한 경쟁 등으로 정가가 대부분 1만원을 밑돌고 있는데 반해 그래픽 서적은 대부분 이보다 2∼3배 정도 비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출판사간 그래픽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 분명하다.
<서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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