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네트워크업체, 국내 전문인력 스카우트 "바람"

외국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국내 전문인력 영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시장의 90% 이상을 점령하고 있는 이들 외국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국내 전문인력 모셔오기(?)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한국적 풍토에 적응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국내 전문경영인을 채용함으로서 회사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으로 분석된다. 특히 IMF체제 이후 외산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외국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국내 전문인력을 적극 영입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인맥을 통한 영업활동 강화도 한국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외국업체들이 아시아권에서 일본에 이어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현지 시장상황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업계나 학계, 관계에 발이 넓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특히 영업에 있어 인맥이 무엇보다 큰 작용을 하는 한국시장의 특성상 우선 고려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쓰리콤은 최근 네트워크 전문가인 김충세 전 (주)대우 통신사업부문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회사는 김 사장의 영입과 함께 지난 1월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을 반영해 독립 리전(Region)으로 승격되는 등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정비도 마친 상태다.

또 이 회사는 지난 17일 대우중공업과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에서 근무했던 서정선씨를 신임이사로 영입해 마케팅과 신규사업개발 업무를 총괄하게 하는 등 국내 네트워크 전문가의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센드코리아는 지난 15일 한국지사장에 황태인 전 쌍용정보통신 상무를 영입했다. 황 사장은 미국 AT&T 벨연구소에서 컴퓨터 네트워킹, 솔루션 분야의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이후 쌍용정보통신에서 네트워크, LAN, WAN 분야의 영업 및 연구개발을 총괄한 네트워크 전문가이다. 이 회사는 황사장의 전문지식과 인맥을 바탕으로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한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아래 영업, 마케팅, 비즈니스 개발 및 지원과 관련된 국내활동 책임을 맡긴 상태다.

한국이콴트도 최근 한국지사장에 정왕진 전 케이블트론 사장을 영입했다. 정 사장 역시 KDC정보통신, 아시아나항공 정보통신부, 세통정보기술 등 국내 네트워크업체를 두루 거친 전문가. 이콴트 역시 정 사장의 채용을 계기로 국내 네트워크서비스시장에서 공공부문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베이네트웍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등도 국내 네트워크 전문가를 지사장으로 영입해 전문지식과 인맥을 활용한 영업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이 국내 전문인력을 경영인으로 영입하는 것은 국내 네트워크 전문가층이 두껍다는 반증으로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열악한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의 경영환경을 고려해볼 때 이들 인력들이 국내 네트워크장비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밝혔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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