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가정보화 3대 기관 새 사령탑에게 듣는다 (하)

한국정보보호센터 이철수 원장

『정보보호 정책은 업무특성상 폐쇄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보화 촉진을 가로막는 걸림돌 역할을 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국가정보보호는 무조건 울타리를 치는 식의 폐쇄성 일변도에 벗어나 정보화를 촉진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다 전향적인 정책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달 중순 한국정보보호센터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철수 원장(53)은 『정보보호는 정보화 촉진과 함께 정보화사회를 지탱하는 하나의 큰 축이면서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라고 강조하며 『따라서 필요 이상의 규제 보다는 정보화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신종 범죄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전산, 정보화 분야의 외길을 걸어온 이 원장은 국내 정보통신 고급인력 가운데 데이콤과 한국전산원 등 민간기업과 정부기관 등 경력을 고루 갖춘 몇 안되는 인재로 민간기업에서 쌓은 업무추진력과 정부 산하단체에서 얻은 업무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정보시대 도래를 앞둔 현시점에서 가장 큰 현안인 개인 및 국가의 정보보호문제를 책임지는 정보보호센터의 수장으로 선임된 것도 바로 이같은 그의 이력 탓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소감은.

▲한국정보보호센터의 전신이 지난 93년 전산원장 재임시 만들었던 「보안연구팀」이었던 만큼 생소하거나 모르는 분야는 아니어서 별다른 느낌은 없다. 하지만 정보화시대의 정보보호는 가장 큰 화두라는 점에서 책임감은 그 어느때 보다 크게 느껴진다.

-정보보호센터의 주요 기능과 역할을 설명하면.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각 부문의 정보시스템 구축이 확산됨에 따라 해킹등으로 인한 신종범죄 방지와 사생활에 대한 정보보호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센터는 무엇 보다 정보보호정책 개발 및 기술개발, 표준화 지원, 정보보호 전문인력양성 지원기능에 주력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정보보호 제품개발과 사용에 관한 기준을 제시해 정보보호산업 발전과 이용 활성화를 촉진시킨다는 방침 아래 국내실정에 적합한 정보보호시스템 평가업무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정보보호산업이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낙후돼 있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인데 이에 따른 기술확보 방안은.

▲국내 정보보호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보안, 암호, 인증 등 주요부문에서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이는 정보보호 특성상 관련제품의 지나친 해외의존은 국가안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판단되면 좀더 과감한 국제간 협력강화는 물론 유관기관끼리의 공동개발 등을 추진해 기술 조기확보에 힘써 나갈 생각이다.

-향후 정보보호산업 육성방향은.

▲무엇보다 민간과 정부차원에서 할 일을 분리해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해킹방지나 인증평가처럼 사업성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할 일이나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분야는 적극 나서겠지만 그외에 시장성을 갖춘 부문은 과감하게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추진중인 중장기 계획은.

▲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에 걸친 「정보보호산업 발전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정보보호센터를 중심으로 암호알고리듬 등 핵심 기반기술의 개발과 표준화를 추진하고 산, 학, 연 협력에 의해 응용기술과 제품화 기술을 개발하며 5천3백여명 고급전문인력 양성과 유망 중소기업의 발굴 등이 주내용으로 이 발전계획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면 2000년 이후에는 국내 정보보호산업도 세계적인 수준에 버금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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