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모뎀칩 시장에서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왔던 록웰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가 국내 최대 PC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 모뎀칩을 공급한데 이어 TI코리아는 이달부터 자사 모뎀칩을 삼보컴퓨터에 공급하는 데 성공, 지난 몇년동안 형성돼왔던 대형 PC업체들과 록웰간의 공조 움직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 두 업체의 국내 PC시장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절반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록웰의 올해 국내 모뎀칩 시장 점유율은 상당부분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중소모뎀카드 제조업체들도 최근 록웰칩 외에도 TI와 루슨트 제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록웰이 모뎀칩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최근 56K 모뎀표준인 V.90이 확정되면서 기존 록웰 모뎀기술인 K56플렉스와 V.90을 동시에 지원하는 모뎀칩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PC통신서비스사업자(ISP)들은 표준이 제정되기 전 스리콤의 모뎀기술인 X2와 록웰의 K56플렉스 지원모뎀 장비를 사용하다가 최근 표준이 확정되면서 V.90으로 이전중이다. 이같은 과도기에서 56K모뎀 서비스를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모뎀칩에 V.90과 X2,V.90과 K56플렉스를 동시에 지원해야 하는 데 록웰칩은 메모리 용량 부족으로 아직까지 K56플렉스나 V.90중 어느 하나만이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ISP들이 56K모뎀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스리콤의 모뎀장비를 대량 구입, X2기술을 지원하는 회선이 K56플렉스에 비해 많아졌다는 점도 록웰칩이 예전과 같은 점유율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보의 한 관계자는 『IMF한파에 따라 모뎀칩 채용에 있어 가격적인 면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며 『국내 ISP들이 스리콤사의 모뎀장비를 많이 사용하면서 TI의 X2칩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TI코리아와 한국루슨트테크놀러지스는 대형 PC업체에 자사칩 공급을 계기로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어서 향후 시장전개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록웰이 이같은 요인으로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하겠지만 V.90으로 이전이 완료되면 또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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