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정보시스템의 여인갑 사장(53)은 한국 현지법인 설립 3년째를 맞이하면서 올해 종합솔루션 업체로의 기업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동시에 사업영역을 대폭 확대해나가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IMF 한파에 따른 국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지멘스 닉스도르프 본사가 한국을 매력있는 시장으로 인식하면서 대대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인갑 사장은 이와 관련, 본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아 컨설팅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컨설팅분야의 신규사업을 대폭 강화해나가는 한편 본사의 전문가들과 긴밀한 접촉을 통해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의 인수합병(M&A) 작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등 지멘스 본사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여념이 없다. 어려운 경제위기 상황을 맞이하면서 잔뜩 움츠리고 있는 대부분의 경쟁업체들과는 달리 올해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분주히 움직이는 여인갑 사장을 만나봤다.
-현재 본사와 공동으로 국내 SI업체를 대상으로 한 M&A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그동안 독일 본사에서 M&A 전문가가 몇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M&A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왔습니다. 당초 2백억∼3백억원의 투자를 본사에 요청했지만 최근 들어 한국시장의 투자여건이 호전되면서 본사 인식이 새로워져 부가가치만 있다면 금액에 상관없이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본사의 강력한 의지는 지난해 브라질에 약 8백억원을 투자해 현지의 유력 SI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현재 대만의 컨설팅업체를 대상으로 인력확보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현재 3∼4개의 중견 SI업체를 대상으로 M&A를 추진중이며 오는 5월경에는 이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 양해각서를 교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A 방법은 해외의 사례처럼 별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인력흡수, 지분참여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중이며 하반기께에는 지분율이나 인수금액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규사업 강화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지멘스정보시스템은 그동안 유닉스나 NT서버 등 단순 하드웨어 공급업체의 성격이 강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하드웨어 공급은 물론 컨설팅업무를 신규사업으로 새롭게 추가해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컨설팅업무를 담당하는 컨설턴트 인력을 보강해나갈 방침입니다. 올해 15명의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인데 대부분이 컨설팅업무를 전담하는 인력들로 구성될 것입니다. 또 국내 유력 컨설팅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데이터웨어하우징(DW), 전사적자원관리(ERP), 생산과 회계관리 등 프로젝트별 컨설팅업무에 적극 참여할 예정입니다.
-극심한 내수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올들어 지멘스정보시스템이 추진하고 있는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지 소개해주십시오.
▲우선 지난해까지 주력해온 시스템사업에서 중심에서 탈피, 올해는 협력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을 시스템에 기본으로 내장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업방식에 초점을 둘 예정입니다. 특히 본사의 우수한 솔루션과 기술력을 적극 도입해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국내 유력 SI업체들과 제휴해 컨소시엄을 구성, 통신, 금융, 공공기관 분야의 대형 프로젝트에도 활발히 참여할 계획입니다.
-판매확대를 위해서는 협력업체들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들 지원책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습니까.
▲현재 지멘스 정보시스템의 협력업체로는 데이콤을 비롯해 한일정보통신, 한지정보, 삼양데이타시스템 등 14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판매와 매출 확대를 위해 이 업체들을 지원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제품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각 협력업체별로 지멘스정보시스템의 제품만을 담당하는 전담팀을 적극 육성해나갈 방침입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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