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중대형컴퓨터사업 방향 청사진 제시

현대전자가 최근 중대형컴퓨터사업을 계열사인 현대정보기술(HIT)로 이관키로 내부방침을 정함에 따라 앞날이 다소 불투명해보인 이 회사 중대형컴퓨터사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현대전자는 이에따라 그동안 중대형컴퓨터사업을 담당해 온 정보시스템사업본부에 대한 대규모수술을 가하면서 새롭게 조직정비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이 회사는 자사의 중대형컴퓨터사업을 총괄지휘해 온 표삼수 전무 대신 중대형컴퓨터의개발 및 생산업무를 담당해 온 황시영 상무를 정보시스템사업본부장에 내정했다.또 구조조정작업의 일환으로 4백여명의 정보시스템사업부 인력 가운데 지난 3월말까지 1백62명을 명예퇴직시키고 나머지 2백40명 가량의 인원으로 조직을 슬림화해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4년부터 현대전자의 중대형컴퓨터사업을 전담해 온 정보시스템사업부는 체신금융망과 담배인삼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지난해 1천3백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지난해에는 미국 자회사인 액셀컴퓨터가 개발한 8웨이 방식의 PC서버인 「노스브리지 NX801」을 국내 처음으로 공급하는 등 활발한 영업활동을 전개하면서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 사업부는 국내 주전산기 및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과의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치면서 중대형컴퓨터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적자에 시달리면서 PC사업을 담당해 온 정보기기사본부와 함께 정리 대상 리스트에 오르게 된 것이다. 현대전자가 PC사업에 이어 주전산기, 유닉스 및 윈도NT서버, 워크스테이션 사업을전담해 온 정보시스템사업부 마저 해체함에 따라 올상반기 중으로 컴퓨터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정보기술과 정보시스템사업부 이관에 대한 막바지 절충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5월께 현대전자의 정보시스템사업부는 현대정보기술의 컴퓨터시스템사업부(가칭)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중대형컴퓨터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중대형컴퓨터사업의 경우 미국 자회사인액실컴퓨터가 서버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현대정보기술이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주축으로 한 시스템통합(SI)업무를 전문으로 취급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실컴퓨터와의 관계와 관련,현대전자는 정보시스템사업부와 함께 현대정보기술로 그대로 이관해 그동안 액실컴퓨터가 개발한 주전산기를 비롯해 유닉스 및 윈도NT, 워크스테이션 등을 기존 방식대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와함께 현대전자는 그동안 이천공장에서 생산해 온 중대형컴퓨터의 영업권을 현대정보기술로 넘기면서 새로운 공장을 마련한다는 내부방침을정했다.

이로써 현대전자의 정보시스템사업부를 이관받은 현대정보기술은 앞으로 SI업무는 물론 중대형컴퓨터를 직접 개발, 생산하는 메이커로의 이미지도 한층 부각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현대전자가 정보시스템사업부를 현대정보기술로 이관함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대우통신 등 국산 주전산기업체들과 한국IBM, 한국HP, 한국컴팩컴퓨터 등 외국계 중대형업체들이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국내 중대형컴퓨터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올 수 있을 지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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