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6);미디어링크 하종율 사장

「기술 하나면 천하를 얻는다.」

IMF 한파가 아무리 거세도 기술로 무장한 기업은 흔들림이 없다. 자본은 축날 수 있어도 기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개발할수록 새로운 것이 기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흔들림 없는 조직이 갖추어져 있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이다. IMF체제가 두려울 게 없다.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인 미디어링크(대표 하종율)는 요즘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다. 황무지와 같은 국산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날마다 새롭다. 비록 창업 1년 남짓한 「걸음마 기업」이지만 기술 하나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자존심이 강한 벤처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IMF 한파도 이 기업에게는 먼나라 얘기이다. 아니 오히려 역이용의 호기를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시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얼마나 값싸고 신뢰성있게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즉 적시개발(On Time Development)체제가 생명인 셈이죠. 시장의 흐름을 재빨리 간파해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이 생존과 번영의 유일한 길이죠.』

하 사장의 경영지론은 개발 하나로 통한다. 지난해 한국전파기지국의 전국 지하철 통합 원격망관리시스템 구축을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도 개발에 대한 신념 덕택이다. 불과 창업 몇개월 만에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회사의 기술력은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직원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개발에 얼마만큼의 열정을 쏟아붓는가가 확연히 드러난다. 일반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실 직원 2명 이외에 20여명의 직원들 모두가 네트워크 개발 전문가이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국내 전자과학계 최고학부 출신으로 모두 경력 7년 이상이 베테랑만이 모여있다.

『창업 원년인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자금을 제품개발에 투자했습니다. 창업자금이 곧 R&D 자금이 된 것이죠. 그 결과 올 상반기 중 이더넷 스위치만 5종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 부문에서는 「풀 라인업」을 갖춘 셈이죠. 또 하반기에는 ATM스위치도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국산 네트워크장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이 회사가 막강한 기술력과 함께 IMF를 당당하게 맞서는 비밀병기(?)는 바로 독특한 경영전략. 현재 이 회사의 직원들의 급여수준은 대부분 이직전 직장의 절반 수준이다. 직장을 옮기면서 급여를 더 받고 가는 경우는 있어도 깎이면서 가는 경우는 드문 예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직원들은 불만이 없다. 왜냐하면 급여 보충분으로 자사주식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결국 직원 스스로 회사에 대해 노력하지 않으면 단 한푼의 배당도 없다. 회사가 망하면 주식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회사가 잘되면 직원 모두 대주주가 된다. 한마디로 극단적인 경영배수진(?)을 치고 있다. 하사장은 이것이 벤처의 원개념이라고 강조한다.

『뒤돌아보지 않고 한눈팔지 않으면서 오직 외길을 가는 전문기업만이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입니다. 미디어링크는 전문기업이 되기 위해 자체 유통망도 갖지 않고 있습니다. 유통에 신경을 쓰다보면 결국 샛길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유통 전문채널과 전략적 제휴로 일선판매를 맡기고 오직 제품개발에만 전념할 것입니다.』

「개발기간 한달반」. 더 이상 늦어서는 안된다는 기술개발 프로맨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그래서 미디어링크 연구실의 불빛은 오늘도 꺼지지 않는다. 더 이상 IMF가 비집고 들어서 여지가 없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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