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태평양시스템이 센서사업부를 대우전자부품에 매각한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그동안 전문기업과 대기업을 양축으로 전개돼온 부온도계수(NTC) 서미스터 및 온도센서 시장에 커다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사회적 현안인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올 초부터 관련업계는 4∼5년 전부터 이 시장에 뛰어든 태평양시스템과 대우전자부품의 서미스터사업 전개방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에 태평양이 대우에 시설, 부채 및 인력을 매각키로 함에 따라 대우의 인수배경과 앞으로의 사업 전개방향이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태평양그룹은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그동안 방만하게 사업을 벌여놓은 태평양시스템을 관련 기업들에 분할 매각함으로써 한계기업 정리라는 명분을 얻음과 동시에 센서사업의 경우 누적부채를 함께 넘겨 부채비율을 낮추는 실리를 동시에 획득했다.
대우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태평양시스템이 자동차용 온도센서에 주력해오면서 축적해온 센서기술을 자사의 서미스터 양산능력과 결합시킬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대우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 자동차사업을 확대한 것이 이번 인수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부품은 우선 자동차용 온도센서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태평양시스템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Q칩 및 다이오드형 서미스터 생산라인을 인수함에 따라 대우의 서미스터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된다. 대우전자부품은 지난달 정온도계수(PTC) 서미스터 생산설비도 대폭 확충함에 따라 서미스터 생산품목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관련업계에서는 대우전자부품이 온도센서 기초소자인 서미스터 생산량 확대와 센서조립 기술확보에 따라 태평양 인수 후 생산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되면 자동차 이외의 가전제품용 온도센서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서미스터 생산량과 품목이 확대됨에 따라 대우측이 시장점유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도센서 업체들은 일단 당분간은 대우의 영업방향과 시장상황을 주시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체적인 서미스터 생산능력 확보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서미스터를 저가에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온도센서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서미스터를 생산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미스터 생산업체들은 대우측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할 경우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거래와 가격조건이 불리한 내수시장에서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치열하게 부딪치는 것보다는 기존 국내 거래처를 지켜 나가면서 안정적인 해외 공급처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업체별로 미국 및 홍콩, 동남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시장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판도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국내 수요가 연 3백억원선에 불과한 이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매우 벅차다』며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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