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 업계가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페이스, 태원정보시스템, 마로테크, 평창정보통신, KCC의료정보 등 중소 전문업체와 현대정보기술, 삼성SDS 등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그동안 내수시장에 의존해 왔던 마케팅 정책에서 탈피, PACS 관련 해외 전시회 및 학회에 적극 참여하고 외국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PACS 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IMF 여파 등으로 병원계가 극도의 경영난을 겪으면서 PACS를 포함한 설비투자가 거의 끊기다시피 해 수출 말고는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대다수 전자의료기기 부문이 선진국과 기술력이 큰 반면 PACS의 경우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도 최근에서야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는 단계여서 기술적 격차가 거의 없고 소프트웨어와 같은 지적 재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는 풍토가 조성돼 있어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만 확보한다면 국내보다 판매가 수월한 것도 한 요인이다.
메디페이스는 마케팅 전략을 내수 위주에서 수출 위주로 전환하고 최근 국내 PACS 업체로는 처음으로 기술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PACS 관련 학회(SPIE Medical Imaging 학회) 전시회에 참가하는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획득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 전시회에서 「파이 View V2.0」을 선보인 이 회사는 현지에서만 약 50만달러의 수출 상담을 벌여 일부는 성사 단계에 있어 올해 약 1백만달러의 수출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강남성모병원, 한양대학병원, 경상대학병원 등에 미니 PACS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바 있는 태원정보시스템은 비동기전송방식(ATM)망 설계 및 구축기술과 처방전달시스템, 병원정보시스템, PACS의 워크스테이션을 단일화한 통합 병원정보시스템 솔루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를 집중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한 업체로부터 기술용역을 의뢰받아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로 변화하는 게이트웨이를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국의 의료 관련 재단과 자본합작을 추진중인데 이미 상당부분 합의를 이뤄낸 상황이어서 올해 중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학병원 PACS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마로테크는 방사선 필름을 디지털 형태로 저장할 수 있는 「필름디지타이저」를 미국 동물병원 시장에 수출하기 위한 상담을 진행중인데 이어 내주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방사선학회에 참석, 게이트웨이 수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평창정보통신도 자사의 미니 PACS 솔루션인 「PACS View」를 미국시장에 수출하고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오는 6월경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하는 「벤처기업 미국 투자유치 촉진단」의 일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며,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판매망 구축도 완료할 예정이다.
오는 5월 개원 예정인 분당 제생병원의 풀(Full) PACS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KCC의료정보는 캐나다의 세계적인 라이브러리 회사인 ISG사와 공동으로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정보기술과 삼성SDS를 비롯한 대형 SI 업체들도 내수시장에서의 수주난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를 중심으로 하드웨어를 제외한 각종 솔루션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가 PACS 수출 원년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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