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제작.공급사 새판짜기 조짐

프로테이프업계에 지각 변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비디오직배사를 중심으로 한 프로테이프 공급업체들이 그동안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제작사들과의 협력궤도를 이탈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컬럼비아트라이스타, CIC등 비디오 메이저사들은 「여차하면 짐을 싸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들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단순히 협력선 변경등 「자리이동」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시장판도 변화등 힘의 역학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는 우선 지각변동의 최대 변수로 그동안 (주)대우와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컬럼비아트라이스타를 꼽는다. 업계는 컬럼비아트라이스타와 (주)대우와의 관계가 지난 92년 이후 최악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일단 판매량 하락에 따른 책임소재 때문이란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업계는 따라서 컬럼비아트라이스타와 (주)대우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프로테이프시장은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IC의 움직임도 판도변화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IC는 최근 협력사인 디지탈미디어와의 재계약을 미루고 장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IC는 디지탈미디어가 현재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제3의 협력선을 찾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상황반전용 카드가 과연 무엇이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업계는 CIC가 협력선을 새롭게 모색한다면 그 대상은 (주)대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소비자판매시장에서의 협력관계를 통해 상당한 교분을 쌓아왔고 이해의 폭도 넓혀와 파트너를 바꾸더라도 특별한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이를 반증하듯 최근 CIC의 고위층과 (주)대우 관계자와의 접촉도 눈에 띄게 잦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우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CIC와의 접촉설을 부인했다.

제일제당은 그동안 프로테이프제작사들을 상대로 OEM 또는 개별작품별 계약으로 비디오를 공급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위탁판매로의 전환을 결정한 상태. 그러나 3월중 협력업체 지정계획은 예상외로 미뤄지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는 드림웍스의 비디오판매 수익금 배분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스타맥스와의 관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없지않다. 그러나 최종낙점은 제일제당의 기업정서를 감안할 때 디지탈미디어가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같은 상황을 전제하면 프로테이프업계의 판도변화는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그러나 변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를테면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대우와의 관계를 그대로 끌고갈 경우 CIC의 움직임은 크게 제약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경쟁사들과 계약관계에 있는 업체에 자사의 브랜드를 떠 얹으려 하지 않는 것이 메이저사들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워너브라더스 및 브에나비스타와 협력관계에 있는 스타맥스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 서지 않고 있는 주된 이유도 바로 이들 메이저사의 시선을 의식한 때문이다.

어쨋든 대우측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겠지만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파트너를 바꿀 경우 그 대상은 스타맥스가 될 확률이 높고, 이 경우 「새판짜기」의 기류는 푹풍으로 다가올 것이 확실시된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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