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인텔이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최근 임명된 크레이그 배럿 사장은 『저가 PC제품이 전체 PC시장에서 커다란 시장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인텔은 PC 사용자층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는 인텔이 CPU시장에서 예전처럼 50%가 넘는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으로 향후에는 박리다매 형태의 새로운 사업전략으로 전환할 것임을 의미하고 있다. 인텔은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PC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하고 인도, 중국, 남미, 동유럽, 소련 등 PC 미개척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PC의 새로운 용도와 관련, 인텔 본사는 이용 편이성이나 프로세서의 성능향상 등 근본적인 인텔 아키텍처의 개선작업을 진행하며 네트워킹,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컨텐츠 등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업체들에게 개발비 지원 등의 방법으로 PC의 신기능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또 『인텔은 CPU사업의 매출 부족 부분을 네트워킹, 3차원그래픽 가속 칩, 디지털이미징, 하이엔드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용 CPU사업을 강화, 보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여 향후 이들 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새로운 사업전략과 관련해 인텔측이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크레이그 배럿사장은 『전세계 약 십억대의 컴퓨터가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다』라며 『이는 단순히 온라인 공동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상 대륙의 생성을 의미한다』고 전자상거래의 의미를 부여했다.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전자상거래를 전면에 내세우는 속셈은 CPU, 네트워킹, 비디오 그래픽, 디지털 이미징 등 인텔의 주력 사업분야가 전자상거래에 필수 요소로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번 크레이그 배럿의 최고경영자 승계가 장기간 준비 과정을 거쳐 이뤄진 결과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저가 PC시장의 성장을 예측못한 현 그로브회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인텔이 저가 PC시장을 겨냥해 이달 발표하는 셀러론이 펜티엄MMX급에 불과해 땜질식 처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크레이그 배럿이 앞에 놓인 험난한 파도를 어떻게 넘을 것인지에 전세계 정보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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