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구조조정 배경과 전망

삼보컴퓨터의 이번 구조조정은 프린터 사업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몸집을 가볍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이는 또 삼보컴퓨터가 국제통화기금(IMF)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이기도 하다.

우선 프린터사업 매각의 경우 당장 삼보컴퓨터의 숨통을 트는데 상당한 도움이될 전망이다.2천만달러 규모이면 인력감축에 따른 비용지출과 당분간 회사운영에 필요한 자금 부족에서 벗어날수있기때문이다.그렇다고 이번 매각조치가 삼보컴퓨터의 자금난을 근본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백50여억원의 순손실을 입은데다 부채가 지난해말 현재 4천7백여억원에 달하고 있는 등 갚아야할 돈이 많고,특히 지난 91년6월에 발행한 해외전환사채(CB) 3천만달러에 대해 오는 6월 사채권자의 원금조기상환 청구(풋옵션)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삼보컴퓨터는 이번 프린터 사업매각외에 자회사 주식과 사옥매각을 추진중이며 해외CB에 대한 상환요구를 연기시키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삼보컴퓨터는 비용부담을 줄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2원 체제로 운영해온 국내사업본부를 하나로 통합시켰으며 홈PC를 비롯한 개별사업품목에 대한 마케팅 기능을 한군데로 모았다.뿐만 아니라 수도권영업부내 5개팀을 4개팀으로,특판영업부내 6개팀을4개팀으로줄였다.

또 이와는 별도로 삼보컴퓨터는 지난해초까지만해도 구매에서 수금까지 30주가 소요되던 채권 회수기간을16.5주로 단축시켰으며 고객서비스 접수후 방문까지 12시간 걸리던 서비스 출장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는 등의 내부시스템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주요 특징중의 하나는 공장부문을 별도의 사업부로 분리 운영토록 바꾸었다는 점이다.이는 해외 대형메이커와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사업을 활성화하고 국내업체들에 대한 OEM영업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행정전산망용 PC사업과 신규사업 강화도 이번 조직개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올해 정부의 행망용 PC 구매예정 가격이 과거와는 달리 이익을 낼 수있는 수준이라고보고 대리점을 통한 행망영업을 크게 강화하기 위해 전국의 지사 유통조직에 특판팀을 신설했다.

삼보컴퓨터가 새로 강화할 사업은 케이블모뎀과 세트톱PC.케이블 모뎀의 경우 이달부터 전국의 종합유선방송(SO)에 대한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아래 특판사업부내 네트워크팀을 강화했다.또 해외 유명호텔들이 각 방마다 인터넷 환경구현을 위한 대단위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데 대응해 이들 호텔체인에 케이블모뎀 공급을 제안해놓은 상태다.세트톱PC 사업은우선 케이블 모뎀 영업을 활성화시킨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삼보컴퓨터의 이번 구조조정은 앞으로 행망용 PC 드라이브 계획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별도로 운영하는 OEM(특히 해외OEM) 사업이 활기를 띠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이와관련,세계적인 PC업체와 현재 OEM 공급을 추진중이어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삼보컴퓨터가 제조력과 국내 유통력을 바탕으로한 외국 유명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삼보의 이번 구조조정은 제2의 탄생을 예고하는 사전 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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