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은 지름길로 온다 했던가. 하지만 김성한옹에게는 백발도 달리다 지쳐 포기한 듯하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도전하고 달리는 그에게 나이와 백발은 별 힘도 못쓰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20일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주관한 「제3회 고령자 인터넷탐험한마당」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성한옹(67).
그에게 있어 인터넷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항상 도전한다」는 그의 신조에 비춰 보면 인터넷은 새롭게 나타난 사냥감이었다.
『이전에 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조건 겁부터 먹고 피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인터넷도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해야 합니다. 나이는 장애요인이 아닙니다.』
인터넷이 그의 사냥감으로 지목된 것은 그의 나이 예순 다섯이던 지난 96년. 한 발 앞서 시작했던 PC통신으로 인터넷 무료 교육에 대한 안내문을 접하면서부터다.
『PC통신은 지난 95년에 처음 시작했습니다. 처음 접할 때는 어려웠지만 계속해서 하다보니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어렵지만 하다보면 분명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의 예상은 결코 빗나가지 않았다. 무료 강좌를 들으면서 수 차례의 인터넷 접속을 시도한 끝에 그는 마침내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항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탐색차원을 넘어 그는 요즘 인터넷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넓고 넓은 정보의 바다에 빠져 새로운 지식도 얻고 또 자신의 글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한다. 남북통일문제에 관심이 많은 까닭에 남북한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은 자주 인터넷에 올려진다.
불과 수분 수초만에 소식을 전해주는 전자우편은 그가 특히 좋아하는 인터넷의 기능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동생이나 중국에 있는 딸과는 인터넷 전자우편으로 소식을 주고받는다.
사실 그가 PC통신과 인터넷을 시작한 이유는 노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마땅히 할 일이나 쓸 돈이 없는 노인들의 경우 노인정이나 공원 벤치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일수지만 그는 소일거리로 PC통신을 택했다.
지난 95년 참전 영관장교들의 모임인 「대한청죽회」에서 PC교육을 처음 받았을 때는 「어렵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이 어려움은 그의 오기를 발동시켰다. 가까운 전화국에서 하이텔 단말기를 대여해 PC통신을 하고 대기업이나 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컴퓨터무료강좌를 들으며 그는 노익장의 집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가 인터넷과 PC통신에 할애하는 시간은 하루 최소 2시간. 세포가 노화돼 단 하루도 걸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그는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 내 인터넷까페 「넷스페이스」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들러 인터넷에 접속한다.
이제 그에게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떠 다니는 많고 많은 정보를 접하기에 그는 오히려 시간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는 지금도 주위의 친지나 친구들에게는 정보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다. 이 때문에 그의 주위에는 고령이면서도 PC통신이나 인터넷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 손주, 손녀들에게도 「21세기 문화발전의 꽃인 컴퓨터」를 꼭 가르칠 생각이다.
『겁먹지 말고 도전해 보세요. 해보면 됩니다.』
그에게는 67세의 나이도 도전의 대상일 뿐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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