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가의 독립방송행정기관

새정부의 방송행정이 정보통신부 및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방송위원회를 중심으로 구도가 잡히면서 통합방송위원회의 조직과 기능, 대정부 및 의회와의 관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방송행정을 정부기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최근 어느 국가의 독립방송행정기관을 모델로 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을 거급하고 있다. 방송개발원이 최근 분석한 「세계 주요국가의 방송에 관한 독립행정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가의 사례를 점검한다.

<편집자>

◇미국 FCC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행정부로부터 독립되었으나 의회에 대해서는 직접 책임을 지는 독립규제위원회로 연방의회에 연차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가지며 예산은 매년 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수권정당에 속한 사람을 임명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간접적으로 FCC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의회관계에서는 상원의 경우 상업, 과학, 운수, 통신위원회, 하원에서는 에너지, 상업, 전기통신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FCC는 위원장 1인과 위원 4인으로 구성된 합의제 성격의 의결부문과 규칙의 입안, 제정, 실시와 관련된 스텝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스텝부문은 국(Bureau)과 실(Office) 조직으로 이뤄졌으며 국조직으로는 전화사업국(시내외장거리전화), 무선전기통신국(통신위성을 제외한 국내무선통신), 매스미디어국(라디오 및 TV), 규칙실시국, 국제국, 케이블서비스국 등이 있다. 실단위의 조직으로는 미디어소유 및 고용대책실, 전파감리기술기준실, 공청회담당실, 계획정책실, 총무실, 감사실, 법규실, 홍보실, 의회대책실, 직장환경개선실 등 10개가 있다.

FCC는 이들 6개국, 10개실을 통해 전파감리와 규칙의 제정 및 실시를 하고 있다.

◇캐나다 CRTC(Canadian Radio-TV & Telecommunication)

캐나다의 CRTC는 방송과 통신사업을 일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기관으로 준행정, 준사법 기능을 가진 연방정부의 독립행정기관이다.

위원장 1인과 방송과 통신을 담당하는 부위원장 각 1인, 사무국장이 있으며 사무국장 아래에 통신, 방송, 평의회, 사무국 운영업무 등을 맡는 15인의 국장이 있다.

이 가운데 방송관련 부문은 정책입안, 프로그램관리, 송신 및 기술 등 3개국이 업무를 맡고 있다. 재원은 면허료 수입과 정부교부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면허료 수입이 대부분이다.

CRTC는 방송법에 규정된 내용을 방송사업자들이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규제감독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으며 공민영방송국, 케이블TV 등의 방송면허교부 및 조건부여, 면허의 수정, 경신, 연기, 정지 등과 면허요금설정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캐나다인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캐나다적인 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방송면허교부 및 갱신의 한 조건으로 설정했다. 또한 방송과 통신의 제도정착과 규칙결정을 위해 공청회 등 국민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CRTC는 매년 사업년도 종료후 3개월 이내에 문화장관을 통해 의회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다는 점에서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됐다기보다는 협력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의 ITC

영국의 ITC(Independent TV Commission)는 공영방송 BBC를 제외한 상업방송을 담당한다.

ITC는 방송법에 근거하여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불문하고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 등 상업텔레비전서비스를 관장하며 문자방송과 데이터서비스까지 업무문야로 하고 있다.

면허의 조건과 프로그램 내용, 광고, 협찬, 기술기준에 관하여 규제하며 위반사항 적발시 경고나 사과방송 요구로부터 벌금 또는 면허정지까지 처벌할 수 있다.

방송소관부처의 장관이 임명하는 8인에서 10인의 방송위원과 사무총장 아래 약 1백90명으로 구성된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방송사업자가 지불하는 면허료를 주요 운영재원으로 하고 있다.

ITC는 소관부처 장관이 위원을 임명하는 데서 볼 수 있듯 정부와의 관계가 정립돼있다. 소관부처의 장관은 주파수 할당에서부터 특정사항에 대한 방송을 하지 않도록 ITC를 통해 방송사업자에 지시할 수 있는 등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디지털 다채널시대를 맞아 ITC의 업무가 대폭 늘고 있다는 판단아래 일부에서는 통신사업을 포함한 OFCOM(Office of Communication)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CSA

프랑스는 80년 상업방송의 진출이 허용되면서 89년 CSA(시청각최고평의회)를 설치, 독립행정기관으로 방송사업자를 규제감독하고 있다.

CSA는 정부로부터 독립한 위원회 조직으로 특히 9인의 위원은 임기중 신분이 철저히 보장된다. 9인의 위원과 함께 2백50명으로 구성된 사무국이 있으며 예산은 가을에 정부가 의회에 제출하는 예산법안이 계상된다.

다원적인 영상음성 컴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상파, 케이블TV, 위성TV 및 라디오 등 각종 서비스와 광고방송 등 방송사업전반을 감독하고 규제한다.

방송법에 근거한 정부명령을 적용하고 각종 규칙을 제정하며 의무위반에 대해서는 제재할수 있다. 주파수 할당을 포함한 방송용 전파의 감리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상업방송사업자에 대해선 상세한 개별의무를 정한 협약을 체결한 다음 방송면허를 부여한다.

CSA는 매년 연간활동보고서를 작성하여 대통령, 정부, 의회에 제출하며 정부의회는 방송에 관한 법안을 작성할 때 CSA에 의견을 요구하게 돼있다.

◇이탈리아의 Autorita

이탈리아의 Autorita는 지난해 「방송통신개혁법」에 따라 처음 설립된 것으로 전면적인 자율성과 판단 및 평가의 독립성을 지니고 행동하는 기관이다.

위원장이 이끄는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와 인프라/네트워크 위원회, 서비스/프로덕트위원회, 전원평의회 등 4개 기관으로 구성됐다.

인프라/네트워크위원회는 주파수할당계획 책정 및 승인, 디코딩표준방식 결정, 케이블, 지상파, 위성의 면허 및 인가, 전기통신 인프라의 상호접속과 액세스를 위한 기준의 명문화 및 분쟁해결을 담당한다.

서비스/프로덕트위원회는 프로그램의 적법성을 감시, 규제하며 인프라운영자와 서비스재판매업자의 관계를 규정하는 규칙을 제정하고 광고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