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세대 인터넷 계획 "NGI" "I2"

현재의 인터넷을 대체할 차세대 인터넷 계획은 어떤 것이 있을까.

차세대 인터넷계획으로는 96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일환으로 시작한 차세대 인터넷(NGI)계획과 97년 미국 대학 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사업을 착수한 인터넷II(I2)계획이 있다.

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NGI계획는 155Mbps급의 네트워크로 인터넷 백본망을 업그레이드해 정부기관간의 접속 속도를 현재의 1000배까지 증속, 미항공우주국(NASA), 국방부, 사법부 등 미 정부기관을 초고속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계획이다.

인터넷II계획은 미국내의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과 관련 기관간의 네트워크 접속 속도 및 데이터의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초고속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연구를 위한 계획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NGI계획를 위해 미국립과학재단(NSF)의 기술지원을 받아 향후 3년간 3억달러를 이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I2계획는 개인 및 공공기금을 모아 현재 100여개 이상의 공립, 사립 대학의 연구소에서 이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NGI계획과 I2계획은 NSF와 장거리전화사업자인 MCI의 지원을 받아 초고속백본서비스(vBNS)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터넷은 속도 저하, 멀티미디어 서비스 부족, 허술한 보안, 인터넷 어드레스 부족 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 기가팝 등 새로운 신기술이 NGI계획과 I2계획을 통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NGI계획 및 I2계획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핵심인 vBNS(very high speed Backbone Network Service)라는 OC-12급(622Mbps) 이상의 초고속 인터넷 기간망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vBNS는 현재의 인터넷이 안고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기술로 주로 ATM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로 운영되고 있다.

IPv6(Internet Protocol version 6)는 현재 인터넷의 주소 체계인 32비트 IPv4를 이용함으로써 야기되는 인터넷 주소 부족 및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백28비트 차세대 주소 체계이다.

IPv6는 1백28비트의 주소 체계를 채택함으로써 매 초마다 10억대의 컴퓨터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속도를 가진다. 또한IPv6는 네트워크 내의 지연 시간이나 데이터 손실율 등을 자동체크해주는 전송 품질서비스(Quality of Service)를 도입, 고속회선을 사용하는 가입자와 저속 모뎀을 사용하는 가입자 사이에도 두 어드레스간에 전송되는 패킷을 특수 처리함으로써 화상회의와 같은 서비스를 화면의 손상없이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다. IPv6는 또 IPsec(Internet Protocol security)라는 기존의 보안 관련 프로토콜을 별도설치할 필요가 없어 보안과 관련된 메시지의 발신지 확인 및 암호화 기능 등을 제공한다.

RSVP는 주로 TCP/IP 네트워크에서 전송대역을 이미 예약해 놓은 후 데이터를 전송하는 프로토콜로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이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RSVP는 점대점(point-to-point) 또는 소규모의 다자간 화상회의 보다 대규모의 비디오, 오디오 브로드캐스팅 등의 응용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팝(GigaPOP)은 vBNS를 초고속 기관망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용되는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 접속 구조로 일반인들,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이 vBNS를 통한 데이터 전송을 용이하게 한다. 기가팝은 vBNS와 일반 인터넷 기간망 사업자, 대학들간의 연결을 원할하기 위해 이용될 전망이다. 기가팝의 기술적인 세부 설계안은 현재 논의중에 있으나 기가팝의 연결은 vBNS를 포함한 고성능 네트워크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NGI와 I2계획이 예정 대로 진행된다면 5년 이내에 정부와 대학기관들은 서로 초고속 망으로 연결될 전망되며, 현재 통신 업체 및 컴퓨터업체들 역시 I2계획와 NGI계획에 직, 간접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스코, IBM 등은 이들 사업에 간접적으로 재정, 기술 지원을 통해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IBM은 펜실바니아 대학과 연계해 브라우저를 통해 원격지 슈퍼컴퓨터의 정보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키로 하는 등 부분적으로 산학 연대란 이름으로 이들 계획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NGI와 I2의 관계자들은 이들 계획을 대학 및 정부기관에 한정해 연구자 중심의 폐쇄형 구조로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모자익」의 악몽이 다시 I2계획와 NGI계획에 등장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ARPANET)이 교육기관에 개방되었을 때 일리노이 대학 연구소에서 만든 모자익은 넷스케이프 브라우저의 기반이 되었으며 웹브라우저의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유도해 인터넷의 상업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현재 인터넷의 속도 저하가 초래됨에 따라 NGI와 I2 계획의 관계자들은 상업적인 용도로 NGI와 I2가 이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NGI계획과 I2계획 관계자에게도 고민은 있다. 만일 이들 계획이 민간부문에 공개되지 않는다면 민간부문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받지 못해 기술 및 서비스에서 뒤쳐지게 될 것이며, 반대로 상업적 용도로 공개된다면 과도한 트래픽으로 이들이 구축한 관련 인프라 및 애플리케이션 등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여있다. 향후 이들 차세대 인터넷 계획이 개방될 것이지 폐쇄될 것인지는 관심을 가지고 두고볼 일이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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