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계에 「때 아닌」 사령탑 교체바람이 일고 있다.
올들어 사령탑이 교체됐거나 조만간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곳은 코오롱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으로 모두가 하나같이 국내 유력 SI업체들이다.
특히 코오롱을 제외하고는 인사 자체가 전격 단행된 흔적이 짙다는 점에서 IMF체제를 맞아 돌파구를 찾아야 할 국내 SI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그룹 구조조정의 와중에 터져나오는 사령탑 교체는 여러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석하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분위기 쇄신과 함께 새로운 인맥형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코오롱정보통신은 올들어 정기인사를 통해 심중섭 사장을 그룹고문으로 올리고 코오롱상사 출신의 유명렬 전무를 발탁, 전격 승진시켰다.
지난달에는 대우정보시스템이 유완재 사장 대신에 김용석 인력개발원장을 새로운 사령탑에 내정했고 최근에는 쌍용정보통신이 김용서 사장 자리에 국방정보체계연구소장 출신의 김종길씨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 쌍용의 사령탑 교체인사가 코오롱과 같은 정기인사가 아닌 전격인사라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대우 유 사장과 쌍용의 김 사장 모두 누구보다 경륜이 풍부한데다 큰 과오(?)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SI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는 눈치다.
D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인사는 그룹오너의 의중이 가장 많이 작용하는 부분이라 뭐라 말하기는 어려우나 인사배경과는 상관없이 항상 목표는 경쟁력 강화쪽에 초점이 맞춰지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우 김용석 사장의 경우 현정부 실세와의 친인척 관계라는 소문이 강하고 쌍용 김종길 사장은 쌍용이 강세를 보여온 국방SI시장의 대부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SI업계를 이끌어온 사령탑들의 잇따른 교체를 바라보는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심사는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IMF체제에 따른 구조조정의 높은 파도를 넘어야 하는 것과 이를 위해 반드시 선장을 바꿔야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사령탑 교체바람이 더 확산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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